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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내 영화인데도 눈물"…'아이' 김향기X류현경X염혜란, 연대라는 위로(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1-02-03 16:40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세 여성의 연대가 주는 따뜻한 위로를 담아낸 영화 '아이', 코로나19로 인해 지친 관객들의 마음에 뭉클한 감동을 전해줄 힐링 무비의 탄생이다.

아동학과 졸업반의 보호 종료 청년이 생후 6개월 아이를 홀로 키우는 여자의 베이비시터가 되면서 시작되는 따뜻한 위로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아이'(김현탁 감독, 엠씨엠씨 제작). 3일 서울 광진구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김향기, 류현경, 염혜란, 김현탁 감독이 참석했다.

'아이'는 '동구 밖', '기형아' 등의 단편영화를 통해 세상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인물들의 현실을 섬세하게 그려 호평을 받은 김현탁 감독의 장점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작품이다. 아기 혁이를 둘러싼 인물들은 일찍 어른으로 커야만 했지만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말하자면 어른이 될 준비가 안 된 채로 어른이 되어버린 인물들. 영화는 이들의 뜻깊은 연대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며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로부터 공감을 자아내고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다.

극중 일찍 어른이 되어 버린 아동학과 졸업반의 보호종료아동 아영 역을 맡은 김향기는 특유의 따뜻한 눈빛과 사려깊은 연기로 '증인', '우아한 거짓말'을 잇는 위로의 캐릭터를 연기하며 감동을 선사한다. 여기에 영화 '기도하는 남자', 드라마 '남편한테 김희선이 생겼어요' 등 다채로운 작품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여온 류현경은 자신의 힘으로 삶을 지탱하기 위해 노력하는 영채를 연기하며 Œ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이며 최근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부터 다양한 영화까지 활약하며 대세로 거듭난 염혜란은 억세고 강한 겉모습과 달리 따뜻한 마음으로 영채를 배려해주는 사장님 미자 역을 맡아 극을 더 풍성하게 채운다.
이날 김현탁 감독은 김향기, 류현경, 염혜란 세 배우의 캐스팅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제가 캐스팅을 한게 아니라 선택을 당해 영광스럽다"고 답하며 입을 열었다. 이어 극중 아영과 영채를 보호종료아동과 초보 싱글맘으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묻자 "이 시나리오를 쓰고 왜 이렇게 까지 설정해야 했을까라는 고민이 저에게도 있었다. 어렸을 때 저의 개인적인 이유들이 떠올랐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이지만, 저런 환경에 놓인 사람들이 제대로 자랄 수 있을까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런 선입견에 대해 반문을 해보고 싶었다. 거기서 더 나아가서 각자 책임있게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 수 있을까 저 나름대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김향기와 류현경은 어린 아기와의 촬영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어린 아기와의 촬영에도 힘든 점이 크게 없었다는 김향기는 "혁이 역할을 해준 친구가 쌍둥이 두 아이인데 두 아이 너무 잘해줬다. 아이와 촬영하면서 생기는 일반적인 어려움이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류현경은 "우리 감독님과 스태프 모두 아이의 컨디션에 맞게 그때 그때 신을 조율하고 그날 그날 아이들의 컨디션에 맞게 바꿨다. 그래서 아이가 뭔갈 하려고 하지 않고 아이에 맞춰서 촬영을 했다. 그리고 혁이 역을 맡은 쌍둥이의 어머니 아버님이 늘 현장에 계서셔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향기는 극중 연기한 아영에 대해 "시나리오를 봤을 때 아영이 저와 닮은 친구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외부적 현실적 상황은 저와 많이 다르지만, 아영이가 하는 행동이나 선택들에 있어서 '왜'라는 의문이 하나도 들지 않더라. 그런 의문에서 한 주체로서의 인간으로서 저와 닮은 인간이지 않나 싶다"며 "기본적으로 아영이는 생활력이 강한 친구이지만 본인이 노력을 해도 채울 수 없는 마음의 공허함이 있어서 자기 방어가 깔려있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그런 모습이 특정한 행동을 하지 않아도 비춰지길 바랐다"고 전했다.

이어 "영화 촬영을 마친지 오래된 작품이 아니라서 영화를 보는 내내 촬영 때 생각이 많이 나더라. 제일 처음 받았던 시나리오 보다 감독님과 만나서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조금더 따뜻하고 감정을 나눌 만한 대사들을 추가하기도 했다. 관객들에게 따스함을 전하는 감정들이 더 커진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김향기는 "요즘 내가 아닌 타인에게 관심을 갖기가 쉽지 않지 않나. 타인에게 꼭 관심을 가져야한다는 법은 없지만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건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같은 여성으로서 이 영화가 여성 중심 서사다 보니까 여성을 대변하는 면에서 할 수 있는게 생겼다는 것도 기쁘다"며 '아이'를 향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류현경은 완성된 영화를 보고 많은 눈물을 쏟았다며 "영화를 보면서 현장이 생생하게 기억이 나서 영화에 크게 집중을 하지 못하고 현장 생각이 자꾸 나더라. 스스로 개인적인 연기에서 아쉬운 부분이 보이더라. 그런데도 마지막에는 눈물이 나더라. 제가 제 영화를 보고 우는게 부끄럽기도 한데, 마스크 속으로 눈물이 떨어지게 그냥 뒀다. 콧물까지 흘렀다. 워낙 밀도 있는 시나리오였고 캐릭터가 너무 잘 쓰여있어서 배우분들이 잘 표현해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극중 싱글맘을 연기한 것에 대해 "시나리오에 워낙 엄마의 고충이 잘 담겨 있었다. 그리고 주변에서 아이 키우는 지인들로부터 이야기도 많이 듣고 조카도 많이 봤다. 사실 연기를 꾸며지고 하면 잘 연기하기가 쉽지 않은데 감독님이 컷을 나누지 않고 쭉 촬영을 해주셔서 더 집중해서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염혜란도 영화 '아이'의 완성도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내며 "오늘 영화를 처음 봤는데, 저의 연기는 아쉬운 부분이 크지만 영화를 봤을 때 정말 여러번 눈물이 나더라. 이런 이야기가 심금을 울리기 쉽지 않은데 많이 공감이 되고 나라도 도움이 되고 응원하는 마음이 들더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 OCN '경이로운 소문'을 통해 남다른 활약을 보여준 데 이어 2월 '아이'를 비롯해 '빛과 철', '새해전야'까지 세 편의 영화를 선보이게 된 소감을 묻자 "정말 민망스럽고 제가 배우 인생에서 이런 일이 또 있을까 싶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한 작품에 집중하게 하지 못하게 돼 송구스럽다. 그런데 정말 의도한 게 아니다. 코로나19가 많은 걸 바꿨다. '빛과 철'은 3년전 찍은 작품이고 '새해전야'는 개봉이 밀리고 '아이'는 생각보다 일찍 개봉하게 됐다"며 웃었다.

한편, '아이'는 단편영화 '동구 밖'으로 2018년 제35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김현탁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향기, 류현경, 염혜란 등이 출연한다. 오는 10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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