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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마흔 두 살에 안은 청룡영화상 신인상, 배우 강말금의 꿈에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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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말금은 상은 자신이 받았지만, '찬실이는 복도 많지'를 위해 힘을 모아준 모든 사람들을 위한 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희 영화는 찬실이가 중심인 영화고 찬실이라는 인물 자체가 중요한 영화이기 때문에 정말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찬실이를 세워주기 위해 노력했다.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노력으로 완성된 찬실이기에 제가 대표로 상을 받는다는 게 조심스럽기도 하다. 이 영화는 저 강말금이 아니라, 찬실이가 받는 상, 찬실이를 만들어준 모든 사람들이 받는 상이라고 생각한다."
가족들의 반응도 전했다. "엄마랑 언니가 정말 좋아하셨다. 제 앞에서는 아니었지만 엄마랑 언니는 제가 수상할 때는 우셨을 거다. 그리고 우리 외삼촌은 온 동네 친구분들에게 술을 사고 다닌다고 하더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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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말금에게 청룡 트로피를 안긴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그에게 있어 인생 터닝포인트였다. 강말금은 "영화 촬영을 한게 2018년도였는데 영화 촬영 전과 후, 그리고 개봉 전과 후가 모두 달라졌다"고 운을 뗐다.
"개봉 전과 후를 먼저 이야기 하자면, 확실히 '찬실이' 이후에 훨씬 일이 많아졌다. 더욱 많은 기회가 생겼고 더 다양한 캐릭터들을 할 수 있게 됐다. 그게 가장 기쁘다. 사실 저는 장르 영화에는 어울리지 않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찬실이와 만난 후에 배우 강말금 자체의 쓰임이 많아졌다. 촬영 전과 후의 달라진 점을 이야기 하자면, 확실히 더욱 의젓해진 느낌이다. '찬실이'를 촬영하기 전에는 가장 좋은 게 나에게 오지 않아서, 빨리 찾아오지 않아서 애닳기도 했다. 그런데 찬실이를 통해서 정말 배운 게 많다. 차분해질 수 있는 마음을 배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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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코미디 장르를 좋아하고 다른 사람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코미디 배우를 꿈꿔왔다는 강말금은 올해 자신의 수상 만큼이나 코미디 영화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선배 라미란의 여우주연상 수상이 인상적이고 기뻤다고 전했다. "늘 라미란 선배님처럼 되고 싶었다. 그렇기에 선배님이 상을 받는데 어찌나 좋았는지 모른다. 라미란 선배님은 정말 대단하다. 코미디 영화로 상을 받은 게 선배님이 처음이시지만, 사실 이전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과 조연상을 받으셨던 '기생충'의 조여정 배우님과 이정은 배우님도 일정의 코미디적 캐릭터를 보여주신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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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자신처럼 뒤늦게 배우의 길을 걷거나 혹은 여전히 긴 무명 속에 지쳐있을 많은 배우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했다. "사실 저는 운이 좋았다. 이 세상에는 운 때가 맞아야 할 때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운은 결국 오게 되더라. 사실 저는 아직도 촬영 전 마음이 떨리고 촬영장도 무섭다. 하지만 내가 가야되는 길이기에 걸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면 어느새 마음이 편해지곤 한다. 정말 많은 배우들이 카메라 앞이나 무대가 아닌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다른 일을 하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절대 좌절하지 말고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자기 자신을 믿고 올곧게 차근차근 걸어나갔으면 좋겠다. 언젠가는 나를 바라봐주는 세상을 만날 때가 분명히 올거라 믿는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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