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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준석 기자] '괴물' 신하균과 여진구의 진실 추적은 마지막까지 뜨거웠다.
정철문(정규수 분)의 죽음은 이동식을 노린 함정이었다. 한기환(최진호 분), 이창진(허성태 분)이 이동식을 정철문의 집으로 소환해 살해 혐의를 뒤집어씌우려 했던 것. 하지만 이를 간파한 한주원이 이동식을 대신해 정철문의 집으로 향하면서 계획은 어그러졌다. 이동식은 자신을 위해 위험까지 무릅쓴 그에게 "죄책감 뒤집어쓰고 오버하지 마요"라고 일갈하면서도, "저 바보 같은 놈을 혼자 보낼 수가 없어"라며 진심을 헤아렸다. 단독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한주원의 약속을 받아낸 이동식은 다음 작전을 준비했다.
두 사람에겐 아직 바로 잡을 것이 있었다. 이동식은 괴물을 잡기 위해 법과 원칙을 깨부순 죗값을 받겠다며 "사체를 유기, 현장을 훼손하고,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체포 부탁드립니다"라고 한주원에게 두 손을 내밀었다. 망설이는 한주원의 손을 붙잡는 그의 얼굴엔 미소가 어려 있었다. 결국 한주원은 그의 뜻을 따랐다. 이로써 길었던 비극은 마침표를 찍었다. 이동식과 한주원은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몫을 살아갔고, 남상배의 기일에 재회했다. 한주원은 아버지가 저질렀던 악행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실종된 가족을 애타게 기다리는 누군가를 위해 자신이 할 일이 있어 다행이라는 한주원, 그런 그를 향해 환하게 웃어 보이는 이동식의 모습은 진한 여운을 안겼다. 한주원에게 건넨 "주원아, 밥 잘 먹고, 잠 잘 자고"라는 따뜻한 인사는 슬픔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보내는 위로와도 같았다. 괴물을 잡기 위해 처절하게 내달린 두 남자, 이제야 편안한 미소를 나누는 모습은 뭉클함을 자아냈다. 지옥 같던 나날을 곱씹으며 자신의 몫을 살아가는 두 사람, 그리고 어디선가 또 다른 비극을 견뎌내고 있을 남겨진 자들을 조명하는 엔딩은 가장 '괴물'다운 피날레였다.
'괴물'은 사건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다면성을 집요하게 쫓으며 '괴물은 누구인가! 너인가, 나인가, 우리인가'라는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 '누가 범인인가'에만 머물지 않고 '왜' 이런 사건이 벌어졌는지, 남겨진 피해자 가족들은 '어떤' 상처를 끌어안고 살아가는지, 또 '어떻게' 변해 가는지를 내밀하게 풀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에 장르물의 틀을 깬 수작으로 평가되며 뜨거운 호평이 쏟아졌다. 다양한 인간 군상의 심리를 치밀하게 포착해낸 심나연 감독, 복선과 반전의 미학을 절묘하게 설계한 김수진 작가의 대본, 심리 추적 스릴러의 진수를 선보인 배우들의 열연까지, 오래도록 곱씹을 명작을 완성했다.
narusi@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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