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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오랜 슬럼프 딛고 만난 '장르만 로맨스', 제겐 첫사랑 같은 작품이죠."
'장르만 로맨스'에서 무진성이 연기하는 유진은 오랜 슬럼프를 겪고 있는 과거 베스트셀러 작가인 현(류승룡)의 제자이자 타고난 천재적 재능을 가진 작가 지망생이다. 현에게 동경을 넘어선 사랑을 감정까지 느끼고 있는 그는 현에게 자신의 습작을 보여준 후 공동 집필하자는 제안을 받고 함께 글을 써내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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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의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에 합격해 유진 역을 맡게 된 무진성은 오디션 과정에 대해 묻자 "제가 배우로서 상당한 슬럼프를 겪고 있던 시기였다. 앞으로 진로에 대한 고민도 컸다.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컸다. 그런데 이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나서 너무나 묵직한 메시지가 제 가슴을 울렸다. 그리고 유진이라는 캐릭터가 제 머릿 속에 맴돌고 도전해보고 싶고 표현하고 싶었다. 믿겨지지 않을 만큼 오디션의 기회가 딱 제게 왔고, 이제 물러날 곳은 없는 상황에서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허례허식 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자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 모습들이 유진이 가진 캐릭터와 맞아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유진의 모습에 대해서도 다양한 가능성을 봐주셨던 것 같다. 저라는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도 큰 도전이었을 텐데 믿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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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성소수자인 유진을 연기하면서 "성소수자라는 캐릭터 자체가 대상화되거나 정형화되지 않게 표현되도록 고민을 많이 했다는 무진성. "그러면에서 더욱 조심스럽기도 하고 어려운 부분도 많았던 캐릭터였다"라면서도 "그래도 저는 유진이라는 캐릭터가 다른 캐릭터와 특별히 다르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앞으로 제가 배우 생활을 하면서 만날 무수히 많은 캐릭터 중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캐릭터가 가진, 캐릭터가 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역할을 위해 특별히 참고한 퀴어 영화가 있냐는 질문에 무진성은 "캐릭터를 연기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그 캐릭터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이다. 제 작품에서 이 인물이 어떤 부분을 담당하는지에 대해 가장 집중한다. 어떤 영상이나 배우들을 참고 하면 자유롭게 연기하지 못하고 제가 갇혀 있게 되는 것 같아서 특정 작품을 참고하려고 하진 않았다. 제가 제 자신을 버린 상태에서 그 인물이 되는 건 정말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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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무진성은 극중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추는 류승룡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드러냈다. 극중 대부분 류승룡과 1:1로 연기하는 그에게 "부담되지 않았냐"고 묻자 "선배님을 처음 뵙자마자 그런 걱정이나 고민이 눈 녹듯 사라졌다. 때로는 정말 '동네 친한 형' 같이 대해주셨다. 제가 연기가 유연하게 나올지 않을 때도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셨고, 후배가 아니라 동등한 위치에서 배우 대 배우로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만들어 주셨다. 후배로서 제가 더 먼저 다가갔어야 했는데 선배가 먼저 손을 내밀고 이끌어주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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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그는 "제가 계속 꿈이라는 표현을 하게 되는데, 개봉을 앞둔 이 모든 시간이 제겐 정말 꿈 같다. '장르만 로맨스'는 저에게는 어쩌면 첫사랑 같은 작품이 될 것 같다. 앞으로도 연기를 하면서도 '장르만 로맨스'를 하면서 행복했던 기억이 계속 스쳐지나갈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장르만 로맨스'는 단편 영화 '2박 3일'로 2017년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며 감독으로서 능력과 가능성을 인정받은 배우 조은지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류승룡, 김희원, 오나라, 이유영, 성유빈, 무진성이 출연한다. 오는 17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soun.com, 사진 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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