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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지난해에 'D.P.'가 있었다면 올해의 작품은 '소년심판'이다. 김혜수의 용기 있는 선택, '소년심판'이 안방에 '소년법'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 이야기의 저자는 김민석 작가다. 4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소년범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 위해 오랜 기간 고민해왔던 그의 글들이 대본에 고스란히 담겼다. 실화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이야기들도 몰입도를 높였다. 촉법소년에 대한 이야기부터 청소년들이 가장 빠지기 쉬운 성매매, 그리고 디지털 성범죄 등까지 이야기를 확장시켰다. 실화로 존재하는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이나 초등학생 유괴 살해사건 등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등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기도 했다.
김 작가는 입봉작인 '소년심판'을 위해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투자했다. 각 법원의 지방법원과 가정법원 등을 방문하고 소년원과 소년분류심사원, 6호 처분 위탁 기관, 청소년 회복센터 등을 찾아가며 5~60명에 육박하는 관계자들을 취재해 이야기의 윤곽을 잡았다. 김민석 작가는 소년범죄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다 균형 있는 시각으로 담아내기 위해 고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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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책임이 강요되기는 하지만,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청소년들의 행동이 불가피했다는 전개로는 흐르지 않는 것이 '소년심판' 만의 현실성이다. 극중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선역, 악역으로 국한되지 않는 않고 입체적으로 만들어졌다. 소년범으로 출발했지만 교화돼 판사로 자라난 차태주 같은 인물이 있는가 하면, 촉법소년으로 법망을 피해간 이후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들이 있기도 하고. 또 교화되는 중에도 또 다시 범죄를 저지르고 극단적인 선택을 해가는 청소년들의 다양한 군상이 보여지며 현실감을 높인다. 또한 부장판사 강원중이 소년법의 개정을 꿈꾸며 국회의원 출마를 결정하지만, 아들의 죄를 덮으려는 찰나의 마음이 발목을 잡는다는 설정까지도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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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뿐만 아니라 소년범으로 등장한 배우들 모두가 시청자들의 집중을 받았다. 첫회에 등장해 만 13세 촉법소년 백성우를 연기한 이연은 27세의 성인 여성. 앞서 'D.P.'에서도 얼굴을 보인 적 있던 배우였지만, '소년심판'에서는 그 역할에 완벽히 녹아들며 시청자들을 제대로 몰입하게 했다. 또 가정폭력으로 엇나간 길로 내몰렸던 서유리를 연기한 심달기를 포함해 각 소년범의 연기를 보여줬던 김보영, 김준호, 송덕호 등이 다양한 사건의 주인공으로서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해 시선을 모았다. 김혜수는 "전형성에서 벗어난 연기를 보여줬다. 충격적이다 싶을 정도로 놀랍고 신선했다"는 극찬까지 쏟아냈다.
'소년심판'은 1953년 제정된 소년법에 대한 당위성 등을 점쳐보고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주며 사회에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시선도 집중되는 중이다. 2일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스트리밍 순위를 집계하는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소년심판'(김민석 극본, 홍종찬 연출)은 1일 기준 넷플릭스 TV프로그램 부문 전세계 7위에 올랐다. 한국을 포함해 일본과 홍콩, 대만,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총 8개 국가에서 정상에 올라 흥행의 시동을 걸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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