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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일본을 대표하는 최고의 명감독과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명배우들이 의기투합했다. 6월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또 한 편의 마스터피스 '브로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특히 '브로커'는 충무로를 대표하는 명배우들과 스타들이 대거 캐스팅돼 많은 화제를 낳았다. 송강호를 주축으로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 이주영까지 초호화 캐스팅 라인업을 완성한 '브로커'는 연기력과 화제성을 고루 겸비한 탄탄한 캐스팅 라인업으로 특별한 여정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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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칸영화제로부터 7번째 초청을 받은 송강호는 "3년 만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으로 인사하게 돼 감사하다"며 "영광스럽게도 훌륭한 감독, 배우와 작업하다보니 영광을 누리는 것 같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 영화이기도 하고 훌륭한 배우들과 같이 칸에 갈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회를 전했다.
남우주연상에 대한 기대에 송강호는 "부족한 배우에게 많은 기회를 준 것 같다. 영화제는 축제이자 즐거움의 과정이다. 스포츠와 다르게 결과를 얻어야 한다는 생각은 안 한다. 영화제를 가기 위해, 상을 받기 위해 연출을 하고 연기하는 사람은 전 세계에서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단지 자신의 역할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다.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지 남우주연상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은 안 한다. 우리 영화가 세계가 인정하는 자리에서 경쟁하고 관심을 받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겸손을 보였다.
앞서 '반도'(20, 연상호 감독)로 2020 칸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의 영광을 얻은 강동원.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화제가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참석하지 못했던 강동원은 "2년 전 '반도'가 발표만 되고 끝났다. 아쉬웠는데 이번 작품으로 갈 수 있어서 굉장히 좋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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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또한 "혹시나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렇게 참석 소식을 접하고 기뻤다. 선배들과 함께 가서 프랑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칸영화제는 몇 번을 가더라도 긴장되고 큰 기쁨이기도 하다. '브로커'로서는 최고의 월드 프리미어 자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브로커'를 선택하게 된 과정도 털어놨다. 송강호는 "몇 년 전 부산영화제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으로부터 '브로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은 차가운 이야기에서 따뜻한 휴머니즘을 느낄 수 있는 세계가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바라보는 현실의 냉정한 직시가 담겨있다. 처음부터 많은 감흥과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새로운 도전이자 설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고 '브로커'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지은은 "예전에 단편 영화 '페르소나'를 찍으면서 배두나 선배와 호흡을 맞춘바 있다. '브로커' 제의를 받았을 때 배두나 선배의 캐스팅 소식을 듣고 선배에게 연락해 물어보기도 했다. 존경하는 선배의 확신을 보며 나도 작품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몇 년 전 송강호, 강동원과 여러 영화제를 통해 인사를 나눴다. 일본에 홍보차 왔을 때 꽃을 들고 이들을 만나러 가기도 했다. 배우들과 교류를 오랫동안 해왔는데 언젠가 영화를 함께 만들기를 바랐다. 그러다 6년 전 플롯을 떠올렸다. 이 플롯이라면 한국의 배우들과 함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떠올랐던 신이 있는데, '신부 차림의 송강호가 아기를 안고 선한 모습으로 있지만 사실은…'이라는 장면이었다. 그렇게 '브로커'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송강호는 모든 작품에서 훌륭했다. 송강호는 선과 악 양쪽이 담겨있다. 신 마다 선과 악이 미묘하게 교차하는 인물을 만들었다. 단색이 아닌 다채로운 색을 만들었다. 정말 깊고 탁월한 배우라고 생각한다.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하며 그의 작품을 봤다. 이번 작품에서도 송강호를 통해 악인인지 선인인지 알 수 없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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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이지은과 이주영의 캐스팅에 대해 "코로나19 상황으로 집콕을 했었는데 그때 스트리밍 서비스로 한국 콘텐츠를 많이 봤다.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봤는데 이지은에게 푹 빠졌다. '나의 아저씨' 후반에는 이지은의 모습만 봐도 눈물을 흘렸다. 또 이주영은 JTBC '이태원 클라쓰'를 보며 빠졌다.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이번 작품에서 먼저 함께 하고 싶다고 캐스팅 제안을 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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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은 보육원 출신의 브로커를 연기한 과정에 "보육원을 찾아가 그들과 이야기하며 마음을 담으려고 했다. 그분들의 아픔을 담아내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송강호는 "이번 작품에서 강동원보다 더 멋있게 나오려고 노력했다. 개인적으로는 멋있게 나온 것 같은데, 오늘 강동원의 모습을 보고 그 마음을 접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실제로 송강호는 2010년 개봉한 영화 '의형제'(장훈 감독) 이후 무려 12년 만에 '브로커'로 강동원과 재회했다. 송강호는 "강동원과 '의형제'로 최고의 앙상블을 펼쳤다. 12년 만에 강동원과 작품을 하게 됐는데 오래된 막냇동생 만난 기분이었다. 본능적인 케미가 나온 것 같다"고 자신했다. 이에 강동원은 "12년 전보다 호흡이 더 잘 맞았던 것 같다. 나도 많이 성장했고 현장에서도 호흡이 정말 좋았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다보니 선배와 대화도 더 잘 통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송강호는 "정말 잘 자란 것 같다. 키도 더 자란 것 같다. 12년 전 강동원은 청년 같았다. 지금은 원숙하고 삶을 이해한 깊이감이 있다. 영화 속에서도 배려가 많아졌다. 긴 세월동안 강동원이란 배우의 성숙함을 느낄 수 있었던 작업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더불어 송강호는 이지은에 대한 극찬도 이어갔다. 그는 "이지은의 연기가 정말 좋았다. 강동원은 칭찬하지 않았는데 이지은은 칭찬했다"며 웃었고 이지은은 "인생을 통틀어 송강호 선배의 칭찬을 받은 게 가장 인상적인 순간이됐다. 당시 송강호 선배는 촬영이 일찍 끝나서 퇴근해도 됐는데 기다려서 내 신을 모니터 해주셨다. 칭찬을 해주고 차를 타고 떠나시는데 그 순간이 너무 아름답고 감동적이었다. 눈물이 고이기도 했다. 부모님께도 자랑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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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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