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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우영우' 박은빈 "역대급으로 많았던 대사랑 압도..7개월의 시험"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2-08-24 08:01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박은빈이 7개월간의 시험을 무사히 마쳤다.

박은빈은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문지원 극본, 유인식 연출)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독 많았던 대사는 숙제였다. 박은빈은 연기 인생 최초로, "버겁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많은 대사를 소화해야 했다고. 박은빈은 "이 작품에서 정보전달 측면에서 걸리는 것 없이 속사포로 내뱉어야 하는 큰 미션이 있었기에 발음을 신경썼다. 연기할 때 발음을 전달하는 것은 저에게도 익숙한 일이 돼서 크게 어려움은 없었지만, 법정신은 최소 3~40번씩 같은 대사를 읊어야 했다. 특히 법정에서 법을 얘기하는 것이 영우의 에너지를 분출하는 치유의 방식이라는 자문 교수님의 설명이 있었고, 박은빈에게는 안 그랬을지라도, 영우에게는 법 얘기를 하는 것이 즐거운 시간이었다. 많은 감동이 오다 보면 완전히 머리가 새하얘질 때도 있었고, 여러 경험을 했던 것 같다. 늘상 배우로서도 그렇고, 인간으로서도 여러 한계를 시험해보는 장이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박은빈은 특히 "뒤로 갈수록 대사가 많아져서 환산하기도 어려웠다. 제가 그동안 어느 드라마보다 역대급으로 많은 대사량이었다"며 "이번엔 습관이 좀 생긴 것 같다. 이 양을 매일 외워야 하는 것이 벅찰 때도 있었는데 외우는 데에도 요령이 생겼다. 끊어 읽기가 중요했고, 뜻을 제대로 전달하려면 제가 제대로 이해하고 내뱉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시험을 보는 마음으로 흰 A4 용지에다가 제가 편한 끊어 읽기를 통해 외웠던 기억이 난다. 매일 같이 서술형 시험을 준비하고 채점해나가는 7개월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은빈은 또 "저는 사실 영우의 일관성을 지켜내는데 있어서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시청자 분들은 굉장히 쉽게 영우의 생각보다 익숙해지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이를테면 제가 많은 대사를 외우는 것도 1화에선 신기하다고 해주셨는데 점점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해주시는 것 같아서 저에게 당연한 것은 없었고 당연히 대사 외우는 것도 어려웠고 영우를 끝까지 잘 마쳐내는 것도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는 솔직한 생각을 밝히기도.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법정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에 더해 우영우에게는 '고래'라는 관심사까지 더해져 박은빈을 짓눌렀다고. 그는 "제가 이번에 고래에 대해 접할 기회가 없었다. 사실 고래 CG도 8회 대본까지 받았는데 뒤에 후에 추가된 게 고래 에피소드들이었다. 그래서 법조문을 외우는 것도 많았는데 고래 얘기가 추가돼서 '이게 뭐지?' 생각했는데 고래를 비주얼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서 영우의 특성이 더 볼거리가 많아지는. 저희 드라마가 좀 더 동화 같은 모습을 구현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고래를 좋아하냐고 물으신다면 지금 드라마를 끝낸 입장에서는 좋아졌다고 대답할 수 있겠지만 촬영을 할 당시에는 새로운 고래들이 나올 때마다 압도됨을 느꼈었다. 그렇지만 무사히 잘 끝내서 좋아하는 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계를 시험해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일정이었다. 박은빈은 "우영우 7개월이 행복했다. 우영우 팀 같은 경우는 요근래 겪어본 바 없이 B팀이 없었다. A팀으로만 똘똘 뭉친 제가 느끼기에 어벤져스였다. 믿음이 가는 선장이셨던 유인식 감독님과 애정하는 한바다 식구들을 포함해 좋은 동료애를 만난 것은 좋은 시간이었지만 개인 내적으로는 부침이 심하기도 했다. 주위에서 도와줄 수 있는 게 많이 없었다. 대사 외우는 것도 그렇고 결국엔 제가 해내야 하는 것들이라 고독할 때가 많았다. 7개월간 오프가 꺼지지 않고 내내 온이 된 상태로 다음 신을 외워야 하고 다음 날 것을 외워야 하고 이런 일상의 반복이 그렇게 이름붙이고 싶지 않지만, 이렇게 번아웃이 오는 건가 싶은 순간도 있었기에 개인적으로는 제 한계를 시험해보는 시간들이었던 것 같다. 마지막에 드디어 끝났구나 싶었을 때 굉장히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 불쑥 나오더라. 결국 해냈구나라는 속 시원한 성취감보다 안도감 플러스 좀 고독함이 느껴진달까. 이루 말할 수 없지만 무사히 마친 건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는 바이다"라고 말했다.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박은빈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의 성장을 밀도 있게 그려내며 호평을 받았다. 목소리 톤부터 손짓, 걸음걸이, 눈빛 등 캐릭터를 완벽히 만들어내며 '우영우' 신드롬을 견인했다.


이 같은 박은빈의 열연에 힘입어 0%대에서 시작한 드라마의 시청률은 입소문을 타고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TV 화제성 드라마 부문에서도 첫 방송 이후 압도적인 화제성으로 줄곧 1위를 차지해 신드롬급 인기를 자랑했다. 해외에서도 넷플릭스 TV 비영어 부문 가장 많이 본 콘텐츠 1위를 비롯해 아시아는 물론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브라질 등에서도 넷플릭스 TOP 10 순위 안에 들며 큰 인기를 끌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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