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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배우 허정민의 폭발로 드라마 캐스팅의 이면이 드러났다.
마지막으로 그는 "깔 때는 적절한 해명과 이유, 사과가 있어야 하는거야. 이 꼰대들아. 이 바닥에서 제명 시키겠다 부들대겠지"라고 말했다.
이후 그는 오전 8시 30분쯤 자신의 개인 계정에 "글 내려달라고 난리네. 그래서 내리면 다 해결돼?"라며 "어차피 이틀 지나면 잊혀져. 너희도 이틀만 참아봐"라는 글을 올리며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40분이 지난 후 "난 겁쟁이랍니다"라는 글과 함께 슬픈 표정의 너구리 사진을 올리며 글을 삭제했다.
그래서인지 허정민의 문제는 제작단계에서는 비일비재하다. 허정민 뿐만 아니라 많은 배우들이 각종 예능이나 토크쇼에서 신인 시절을 회상하며 이같은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캐스팅은 전적으로 감독 혹은 작가의 권한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과거 캐스팅이 감독의 절대적인 영역이었다면 최근 작가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작가가 캐스팅에 관여하는 일도 많아졌다.
허정민의 경우처럼 캐스팅이 확정된 후 작품을 준비하면서 배우가 교체되면 잡음이 흘러나온다. 그 기간 동안 작품을 준비한 배우는 허송세월을 보낸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때문에 캐스팅된 배우를 교체할 때는 허정민의 말처럼 "적절한 해명과 이유, 사과"가 필요하다. 이 과정이 생략되면 문제가 될 소지가 생긴다.
허정민은 1995년 드라마 '모래시계'로 데뷔했다. 이후 '1%의 어떤 것', '경성스캔들', '연애 말고 결혼', '또 오해영', '고백부부', '연모', '멘탈코치 제갈길' 등에 출연한 데뷔 29년차 중견배우다. 그에게조차 이런 일이 생겼다면 그보다 캐스팅 문제에서 약자인 이들에게는 얼마나 비일비재한 일일까.
흔히들 "배우는 선택받는 직업"이라고 말한다. 늘 '을'의 위치일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배우를 캐스팅할 때는 조금 더 배려가 필요하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