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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미우새' 이동건 가족이 17년 전 세상을 떠난 막내 준엽 씨를 떠올렸다.
전망대에 오르기 위해 곤돌라도 탔지만 세 사람은 말이 없었다. 어색하게 창밖만 바라보던 세 사람. 하지만 이동건이 딸 로아 얘기를 꺼내자 말문이 겨우 열렸다.
저녁은 이동건이 직접 만든 순두부찌개였다. 하지만 이동건의 순두부찌개를 맛본 엄마는 "내가 된장찌개를 끓일게"라며 간접적으로 이동건의 메뉴를 거절해 웃음을 안겼다.
이동건은 "아버지한테 이런 얘기를 듣는다니 감동이다"라고 말했고 아버지는 "그 생각을 가진지 오래됐다. 네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의문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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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동건은 액자 하나를 꺼냈다. 액자에는 동생 준엽 씨의 현재 모습을 재현한 AI 사진이 담겼다. 4명 모두 있는 가족 사진까지 받은 부모님은 뭉클한 듯 말을 잇지 못했다.
이동건의 동생 준엽 씨는 호주 유학 중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이동건은 "사진 찍는 걸 엄청 싫어했다. 사진 찍으려 하면 얼굴을 가렸다. 머리를 짧게 자르면 옆이 뜨는 머리였다. 내가 머리 붙이는 파마도 해줬다"고 동생을 떠올렸다.
이에 어머니는 "형을 그렇게 좋아하고 형을 그렇게 존경했다. 형보다 1cm 적게 크겠다 그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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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10년쯤 지나고 보니까 얘를 아직도 못 보내고 있구나 싶더라. 그래서 빨리 보내자. 더 이상 붙들고 있지 말자는 생각이 들더라"고 털어놨다.
어머니도 아버지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어머니는 "현지에 갔을 때 엄청 자책하더라. 나 때문에 이렇게 됐다. 유학을 안 보냈으면 이렇게 안 됐을 텐데 하더라"라고 밝혔다.
부모님은 동생과 함께 살았던 집을 30년 만에 떠난다고. 어머니는 "집 팔렸다고 했을 때 심장이 쿵 내려 앉았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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