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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들의 방해로 페니키안 프로젝트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게 되면서, 자자 코다가 이 차이(갭)를 메우기 위해 동업자들과 협상을 벌이는 게 이야기의 골자다. 앤더슨 감독은 이를 엉뚱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농구 게임을 해 승자를 가리거나 결혼으로 해결하려는 식이다. 인물들이 마치 게임처럼 각 단계를 어떻게 해결해가는지 보는 게 영화의 재미 중 하나다. 앤더슨 감독은 '그리스 선박왕' 오나시스, 스페인 감독 루이스 부뉴엘의 영화 등 역사와 다른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매력적인 가상의 세계를 구축했다.
앤더슨 감독의 이번 재담에는 서스펜스도 추가됐다. 서스펜스는 자자 코다가 극 중 내내 암살 위기에 맞닥뜨린 데서 비롯된다. 폭탄이 터질 것 같은 불안감에도 자자 코다는 "불안하지 않다"고 끊임없이 말하는데, 이는 오히려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자자 코다의 페니키안 프로젝트를 방해하려고 적들이 정보원을 보내면서 스파이물의 성격도 띠게 된다. 이 영화가 첩보 스릴러를 표방한 배경이다.
웨스 앤더슨표 미장센은 여전하다. 앤더슨 감독은 대칭적인 구도, 파스텔 색감 등 특유의 미장센으로 팬들을 확보한 연출자로, 그의 미장센은 가상의 세계를 구축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다. 이번 영화에서도 자자의 저택을 비롯해 사막, 댐 등에서의 장면은 이 작품이 앤더슨 영화임을 실감하게 한다. 자자 코다의 목욕 장면을 부감(높은 곳에서 내려다 봄)으로 촬영한 장면은 앤더슨표 미장센의 극치를 보여준다.
28일 개봉. 101분. 15세 이상 관람가.
encounter24@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