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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복귀' 주호민 "자폐子 학대 특수교사 무죄판결에 비꼬는 댓글 많지만, 사실 아냐"(전문)

백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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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6-11 06:46


'방송 복귀' 주호민 "자폐子 학대 특수교사 무죄판결에 비꼬는 댓글 많지…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웹툰 작가 주호민이 특수교사의 아동 학대 혐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주호민은 10일 유튜브 방송을 재개하면서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
많은 분들이 2심의 무죄 판결을 보고 '교사의 행동은 학대가 아닌 정당한 교육활동이었다고 법원이 판단했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그래서 '축하드립니다. 아드님이 학대를 당한 게 아니었네요'라며 비꼬는 댓글도 많이 달렸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2심 판결문에는 교사의 발언이 학대였는지 아니었는지를 아예 판단하지 않았다. 그 발언의 증거 자체가 통신비밀보호법 때문에 증거로 쓰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법원이 불법적으로 수집된 증거라고 보고 내용 검토조차 못한 채 무죄 판결을 내린 것"이라며 "자신의 상황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없는 분들에게 가해지는 학대를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찾아낼 수 있나. 설령 찾아낸다 해도 법정에서 증거로 인정받지 못하면 그 학대는 끝내 처벌받지 못한 채 묻혀버리고 마는 건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 "이번 대법원 판단이 참 중요하다.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아이들과 사회적 약자들이 어떻게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기준이 될 수 있기 Œ문"이라고 강조했다.

주호민은 특수교사 A씨가 2022년 9월 13일 당시 9세였던 자신의 아들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 죽겠어' 라는 등의 발언을 해 정서적인 학대를 가했다며 고소했다.

A씨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장애인 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2월 A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 선고를 유예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13일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주호민 부부가 아들의 외투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 A씨의 발언을 녹취한 것은 불법 행위이기 때문에 증거로서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다음은 주호민 글 전문.

이번에 방송을 재개하면서 지난 재판 이야기를 잠깐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특수교사의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1심에서는 유죄가, 2심에서는 무죄가 나왔지요.

많은 분들이 2심의 무죄 판결을 보고 '교사의 행동은 학대가 아닌, 정당한 교육활동이었다고 법원이 판단했다'고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축하드립니다. 아드님이 학대를 당한 게 아니었네요"라며 비꼬는 댓글도 많이 달렸지요.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2심 판결문에는 교사의 발언이 학대였는지 아니었는지를 아예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 발언의 증거 자체가 통신비밀보호법 때문에 증거로 쓰이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쉽게 말해 법원이 '불법적으로 수집된 증거'라고 보고, 내용 검토조차 못 한 채 무죄 판결을 내린 것입니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정당한 교육활동으로 인정받은 것처럼 말하고 있고, 기사도 그렇게 쓰인 경우가 있었죠. 그건 명백한 왜곡입니다. (판결문이 공개되어 있으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이번에 검찰이 대법원에 상고한 이유도 바로 그 부분과 관련이 있습니다.

검찰은 "아이 보호를 위해 녹음한 것이고, 교사의 발언은 일방적인 폭언이지 통신비밀 보호 대상이 아니다. 그러니 그 녹음은 증거로 쓸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증거능력을 기계적으로 배제한 2심 판결은 법령 위반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대법원에서 다시 판단하게 됩니다. 자신의 상황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없는 분들이 많습니다. 발달장애인, 요양원의 노인분들 같은 분들요. 그렇다면 이런 분들에게 가해지는 학대를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찾아낼 수 있을까요? 설령 찾아낸다 해도 법정에서 증거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그 학대는 끝내 처벌하지 못한 채 묻혀버리고 마는 건 아닐까요?

그래서 이번 대법원 판단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저희 아이 사건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도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아이들과 사회적 약자들이 어떻게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왜곡되거나 오해되는 부분들은 계속 바로잡아가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드린 이유도, 조금 더 정확한 사실을 알고 같이 고민해주셨으면 해서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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