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를 풍미한 헐크 호건, 1990년대의 상징 스톤 콜드, 그리고 2000년대를 대표하는 존 시나까지.
세대에 따라 챔피언의 얼굴은 바뀌지만, 변하지 않는 프로레슬링의 룰이 있다. '누가 이기느냐가 아니라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내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 바로 이 프로레슬링만의 '스토리텔링'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이면에 집중하는 만화가 있다. '프로레슬링의 신'이다.
스포츠조선은 3월 20일부터 뇌조 작가의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웹툰 '프로레슬링의 신'(스토리 COBY, 작화 홍상기)을 지면에 연재한다.
웹툰 프로레슬링의 신
'프로레슬링의 신'은 미국 프로레슬링 세계를 배경으로 실패한 무명의 레슬러가 은퇴 후 공사장에서 일하다 추락 사고를 겪게 되면서 20년 전의 과거로 회귀해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회귀한 주인공은 과거의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치열한 프로레슬링 무대에 재도전하며 스타 레슬러로 성장해 간다. 원작 웹소설은 2020년 3월부터, 웹툰은 2021년 1월부터 네이버 시리즈와 카카오페이지 등에서 연재를 시작했다.
웹툰 프로레슬링의 신
원작 작가 뇌조는 "원래부터 프로레슬링을 좋아했다. 국내 한정으로는 인기가 시들해졌을지 몰라도 저는 하나만 파는 스타일이라 꾸준히 봤다"며 "담당 편집자가 프로레슬링에 대해 1도 모르는 사람인데, 이 얘길 듣더니 '수요가 있을 것 같은데 한 번 써보라'고 하더라. 처음엔 반신반의였는데, 의외로 그 시절의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독자들이 많이 봐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웹소설, 웹툰 시장의 대세는 로맨스 판타지와 무협, 헌터, 학원물이다. 스포츠물은 철저한 비인기 장르다. 한줌뿐인 스포츠 만화 팬들조차도 프로레슬링은 외면할 가능성이 높았다. '진짜'가 아니어서다. 스포츠의 매력이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점인데, 프로레슬링은 미리 짠 각본에 따라 움직이는 '약속 대련'이기 때문이다. 왜 뇌조 작가는 어려운 승부를 택했을까.
웹툰 프로레슬링의 신
이에 대해 뇌조 작가는 "레슬링의 매력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 싶었을 뿐이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까 한 번 잘해보자', 이렇게 링 뒤에서는 악수를 하고 링 위로 올라가면 서로 으르렁거리며 싸우는 모습이 되게 멋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어떤 선수가 높은 곳에서 점프해 다른 선수를 덮칠 때, 프로레슬링을 잘 모르시는 분들은 '다 짜고 하는 건데 뭐가 재밌냐'고 하실 수 있지만, 저는 거기서 두 선수의 서로에 대한 믿음을 느끼는 거다. 뛰어내리는 사람은 밑에 있는 사람을 믿고, 밑에 있는 사람도 점프한 선수가 다치지 않게 잘 받아줘야 한다. 가끔 이러다 감정이 격해지면 경기 끝나고 카메라 앞에서 막 끌어안는 경우도 있다. 원래 선역과 악역이라 그러면 안 되는 건데, 이러면 또 실시간으로 스토리에 반영이 돼서 악역이 약간 개과천선한 것처럼 스토리가 흘러가기도 한다. 그런 것들을 알고 보시면 더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웹툰 프로레슬링의 신
2년 가까이 키보드 활자로 그려나간 소설 속 주인공이 웹툰 속 그림으로 재탄생하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어떤 기분이었을까. 뇌조 작가는 "첫번째 웹툰 작업 미팅에서 주인공의 생김새를 보여줬을 때 완전히 이 만화의 팬이 됐다. 감히 뭐라 말할 게 없었다. 워낙 잘 만들어주셨고, 프로레슬링에 대한 조사를 많이 하신 게 보였다. 원작을 초월한 작품이었다. 믿고 가도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웹툰 프로레슬링의 신
프로레슬링엔 시대가 있고, 각 시대마다 '정신'이 있으며, 그 시대 정신을 대표하는 선수가 있다. 뇌조 작가의 최애 시대와 선수는 언제, 누구일까. 작가는 "제가 처음 레슬링을 접한 시기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하나인 '스톤 콜드' 스티브 오스틴이 은퇴할 무렵이었다. 프로레슬링이 가장 빛나는 정점에서 서서히 내려오던 시기였다. 그 후에 한때 과격했던 프로레슬링이 자극적인 것에서 벗어나 'PG에라(era)'라고 하는 전체이용가 시대로 접어든다. 어린이들도 이해하기 쉬운 권선징악의 시대"라며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프로레슬링의 모습이 바로 이때다. '가상이 현실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 같달까. 우리가 디즈니랜드에서 만나는 캐릭터들이 '진짜'는 아니지만, 그 캐릭터들을 만난 아이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 그 자체는 진짜이지 않은가. 그런 면에서 'PG에라'를 상징하는 선수, 존 시나가 최애 선수다. 그야말로 현실에 등장한 슈퍼히어로 같은 존재 아닐까"라고 답했다. 권영한 기자 kwonfilm@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