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케이팝 데몬 헌터스' 팀이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고 금의환향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가 1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매기 강 감독, 크리스 애플한스 감독, 작곡가 겸 가수 이재, 더블랙레이블 프로듀서 IDO(이유한, 곽중규, 남희동)가 참석했다.
지난해 6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K팝 슈퍼스타 루미, 미라, 조이가 화려한 무대 뒤에서 세상을 지키는 숨은 영웅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으로, 매기 강 감독, 크리스 애플한스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았다.
앞서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지난달 16일(한국시각)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가운데,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수상 당시 매기 강 감독은 "저와 닮은 분들이 주인공인 이런 영화가 나오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려 미안하다. 다음 세대는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이 상을 한국과 전 세계 한국인에게 바친다"고 소감을 전해 감동을 선사했다.
매기 강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일본 문화나 다른 해외 문화는 쉽게 접할 수 있었는데, 한국 문화는 접하기가 어려웠다"며 "한국 분들이 보고 즐길 수 있는 우리만의 프로젝트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수상소감과 관련해선 "저희가 교포라고 이야기한 부분에 있어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이재도 그렇고 저도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진정한 글로벌 시장까지 오게 되지 않았나. 양쪽 문화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진정한 다리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전했다.
이재 역시 "저도 미국에서 살고 반은 한국에서 살았다. 어렸을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고, K팝을 좋아했지만 미국에서 자라면서 놀림을 받은 적도 있었다. 그런 제가 한국에 와서 연습생 생활을 하고, K팝 노래를 작곡하고 오스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날이 올 줄 상상도 못 했다. '골든'에서 '영원히 깨질 수 없는'이란 가사가 마음에 와닿아서 눈물이 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상 당시 함께 무대에 올랐던 IDO는 소감을 전하던 중 갑작스럽게 음악이 흘러나오는 바람에 말을 끝맺지 못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선 "아카데미가 홀대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도 이어졌다. IDO의 이유한은 "저는 가족들과 더블랙레이블 식구들, 테디 PD님께 모두 수고했고, 축하한다는 말씀 전하고 싶었다. 짧은 이야기임에도 못 전해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저희에겐 영광스러운 자리로 기억에 남았다"고 전했다. 이를 들은 매기 강 감독이 "세 분이서 누가 수상소감을 할지 가위바위보로 정했다"고 하자, 곽중규는 "저희는 모든 걸 가위바위보로 정한다. 다 한국식이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아울러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골든' 무대가 펼쳐져 뜻깊은 의미를 더하기도 했다. 극 중 가상 걸그룹 헌트릭스의 멤버 루미, 미라, 조이로 활약한 이재,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는 오로지 이날 무대를 위해 한국 전통 악기 연주와 무용이 어우러진 특별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재는 "리허설 때 정말 많이 울었다. 오드리 누나랑 레이 아미는 미국에서 자라왔고, 한국 문화를 잘 모르지 않나. 저희가 이런 큰 무대에서 우리나라의 판소리와 국악을 함께 선보일 수 있었다는 그 자체만으로 한국 사람으로서 자랑스러웠다"고 감격을 표했다.
또한 객석에서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티모시 샬라메, 엠마 스톤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응원봉을 들고 무대를 즐기며 현장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이재는 "무대에 올랐을 때는 너무 떨려서 (객석을) 일부러 안 봤다. 다 끝나고 나서 영상으로 나중에 찾아봤는데, 세계적인 배우들이 응원봉을 들고 있으니까 신기하더라. '이게 바로 K의 힘이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 시즌2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매기 강 감독은 "아직은 비밀로 하고 싶다. 큰 아이디어는 잡아가고 있는데, 1편처럼 2편도 크리스 애플한스 감독님과 함께 보고 싶은 작품을 만들려고 한다.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크리스 애플한스 감독도 "저희 영화와 팬 분들의 관계는 매우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저희에게 있어서 팬 분들은 가족 같은 존재다. 그러다 보니 두 번째 영화를 작업하는 데 있어서 영감의 원천은 1편에서 했던 걸 그대로 가져가는 거다. 똑같은 걸 반복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많은 분들의 예상을 뒤엎고 한계를 깨부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