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지현 기자] 아이돌 그룹 데뷔를 눈앞에 두고 일본인 연습생이 돌연 잠적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한 엔터테인먼트사의 고소장을 접수하고 일본 국적 연습생 A씨를 사기 혐의로 입건, 출국정지 조치를 내렸다.
경찰과 소속사에 따르면 A씨는 남성 6인조 그룹 멤버로 뮤직비디오 촬영과 음원 녹음, 멤버 공개까지 마친 상태에서 데뷔를 약 두 달 앞둔 지난해 12월 "신뢰 관계가 붕괴됐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잠적했다. 해당 그룹은 결국 A씨를 제외한 5인 체제로 재편돼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속사는 당초 A씨의 이탈을 문제 삼지 않으려 했으나, 이후 A씨가 타 기획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이중 계약' 정황이 드러나면서 법적 대응에 나섰다. 특히 A씨가 과거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계약을 맺은 뒤 연락을 끊고 잠적한 전력이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소속사 측은 "A씨가 국내 기획사와 계약을 통해 투자금을 유치한 뒤 본격적인 활동 시점이 다가오면 일본으로 돌아가는 행위를 반복해온 것으로 보인다"며 "중소 기획사들이 소송 비용 부담으로 대응을 망설인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발생한 피해 금액은 약 5743만 원으로 추산된다. 해당 금액에는 A씨의 트레이닝 비용을 비롯해 곡 제작비, 안무 및 녹음 비용, 뮤직비디오 촬영비, 숙소 임대료, 식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외국인 연습생의 계약 위반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법적 대응이 쉽지 않은 중소 기획사를 중심으로 유사 피해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 기획사 소속 연습생 963명 중 외국 국적자는 42명으로 집계됐다. K-팝의 글로벌 확장에 따라 외국인 멤버 영입이 늘고 있지만, 체류 관리와 법적 보호 체계 구축 과정에서 비용 부담 역시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찰은 A씨가 현재 국내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소재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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