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엉겁결에 초능력자가 된, 믿고 보는 배우 최대훈(46)이 돌아왔다.
넷플릭스 시리즈 '원더풀스'(허다중 극본, 유인식 연출)에서 여기저기 끈끈하게 붙어버리는 해성시 대표 개진상 손경훈 역을 연기한 최대훈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원더풀스'의 출연 과정부터 작품에 쏟은 열정을 밝혔다.
'원더풀스'는 1999년 세기말, 우연히 초능력을 가지게 된 동네 모지리들이 평화를 위협하는 빌런에 맞서 세상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초능력 코믹 어드벤처를 다룬 작품이다. 전형적인 히어로가 아닌, 어딘가 조금씩 모자란 허당들이 주인공이 된 소시민 히어로 판타지로 지난 15일 전 세계 공개됐다.
특히 '원더풀스'에는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학씨' 부상길로 인생 캐릭터를 경신한 최대훈의 차기작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해성시 대표 개진상이라는 별명을 가졌지만, 알고 보면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인물로 돌아온 최대훈. 그는 얼떨결에 얻게 된 초능력으로 은채니(박은빈), 강로빈(임성재)과 함께 빌런들에 맞서며 또 한번 미워할 수 없는 신 스틸러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날 최대훈은 '원더풀스'를 선택한 과정에 "유인식 감독의 작품이라서 쾌재를 불렀다. 일단 이 작품은 같이 한 멤버들, 스태프가 너무 좋았고 대본도 유쾌하게 잘 봤다. 다만 부담감은 존재했다. 초능력자 캐릭터를 내가 잘해낼 수 있을지 걱정은 됐다. 모든 조건이 너무 좋은데 초능력 연기를 하는 게 어떻게 보여질지 궁금하기도 했다. 이러한 염려 말고는 신나게 기쁜 마음으로 임하려고 했다"며 "사실 초능력, 판타지에 대한 로망은 없었다. 싫어하는 게 아니라 이러한 장르가 내게 제안이 올까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 나에겐 너무 영광스러운 자리고 귀한 자리였다"고 밝혔다.
그는 출세작 '폭싹 속았수다' 이후 차리작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서도 "나도 인간이기에 다음에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 작품인 '폭싹 속았수다' 김원석 감독이 조언을 많이 해줬다. 부담을 지워야 하는데 그걸 지우기가 쉽지 않다고 했더니 부담을 깊숙하게 잘 묻어두고 에너지 삼아 힘나게 하라고 이야기를 해줬다. 좋은 에너지만 가지고 부담 생각하지 말고 열심히 하라는 말이 참 힘이 됐다. 이야기를 듣고 가만히 냉기를 찾으며 느꼈던 지점이 있다. 정말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 시청자가 우리 작품을 봐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것이다. '학씨' 캐릭터로 평생갈 것도 아니고 다음을 위해 빨리 새롭게 준비해야 했다. 무엇보다 초심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심장아 나대지마'라며 마음을 내려놓고 있다. 여전히 나는 대본 뒤에 있는 게 제일 마음이 편하고 거기에 있어야 내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이어 "하기로 한 이상 뒤돌아보지 않으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내가 영민하지 못해서 이것저것 계산하진 못하는 것도 있지만, 작가와 감독, 대본을 믿고 가려고 했다. 생각해 보면 내가 학씨와 다르게 한다고 해서 얼마나 할 수 있겠나? 그저 나는 대본을 믿으려고 하는 성향의 배우였고 물론 우려도 잠깐 했지만 작품 시작하고 나서는 한 번도 걱정이나 우려를 생각하지 않다. 손경훈 캐릭터가 '폭싹 속았수다' 학씨와 처지가 비슷하지 않나. 그런 부분이 있어서 오히려 시청자가 전작에 이어 작품을 더 몰입해서 봐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있다"고 긍정 시그널을 보였다.
실제 11살 딸을 둔 가장인 최대훈은 이번 작품으로 딸의 무한 응원을 받게 된 에피소드도 전했다. 최대훈은 "딸이 11살이라 아직 어린데, 어려서 현실 구분이 어렵지만 이 작품을 엄마와 보면서 눈물까지 흘렸다고 하더라. 극 중 바퀴벌레를 보는 환각 장면이 있는 그 장면을 보면서 '아빠 불쌍해'라고 했다더라. 학씨, 손경훈과 달리 실제로는 감?린鍍 아내와 아이가 집에서 남편, 아빠로서 나를 정말 잘 대해준다. 늘 딸은 '우리 아빠 최고'라고 해주는 편이다. 주로 아빠 나오는 장면 위주로 보여주려고 하는데, 딸이 '아빠 요번에 좋더라'고 이야기 해줘서 너무 좋았다"고 귀여운 모먼트를 전했다.
초능력 판타지 장르에 첫 도전한 최대훈은 "'해성시의 어벤져스'를 연기하게 됐다. 비록 대한민국 전체를 구하지는 못했지만, 기본적으로 어딘가 부족한 멤버들이 초능력을 이용해 사람들을 구한다. 엉겁결에 히어로가 된 캐릭터다"며 "'원더풀스'가 한국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라는 이야기도 많았다. 그런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디즈니 작품이 아닌가?"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그쪽은 우주를 배경으로 하고 우리와 비슷하게 모자라지만 유쾌함이 있다. '원더풀스'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처럼 조금 모자라지만 엉뚱한 매력이 있는 작품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끈끈이 초능력을 연기할 때 고충도 털어놨다. 최대훈은 "'폭싹 속았수다'의 학씨 같은 경우는 애드리브가 많이 없었다. 그런데 '원더풀스'는 애드리브에 대한 자유도가 조금 허락됐다. 실제로 몸에서 느껴졌던 감정을 임성재와 함께 하니 재미나게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아무래도 초능력자를 연기해야 해서 배우들 각자 애로사항이 있을 것이다. 기술적인 도움을 받긴 하지만 물리적으로 보여 줘야 하는 연기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더라. 실제로 동전을 손에 붙이는 장면을 연기할 때는 계속 붙이려고 하니까 붙긴 붙더라. 모든 장치는 정말 스태프가 없었더라면 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간 내 작품 중에서는 CG가 가장 많이 있었던 작품인 것 같다. 높지 않은데 높은 곳에서 연기하거나 없는데 있는 것처럼 보면서 연기하는데, 그때 유쾌한 현태가 오긴 했지만 즐거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여러 장면이 기억에 남는데 특히 나는 천장에 끈끈이 초능력으로 매달리는 게 생각난다. 와이어를 팔과 다리 네 군데 붙여서 진행한 장면인데 또 천장까지 올라갈 때는 허리 한 곳에만 와이어를 설치해 연기해서 난이도가 있었다. '폭싹 속았수다'에서 자전거 탄 모습을 보면 아시지 않나? 코어 힘이 좀 좋다. 스태프들의 도움도 컸다. 그리고 손경훈이 은근히 작품에서 소리를 많이 지른다. 뒷목이 뻣뻣할 정도로 소리를 지른다. 피지컬 팀이 늘 있었는데 힘들 때마다 원활하게 도움을 줬다. 이 작품을 통해 'K-코어'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팀 '원더풀스'를 향한 애정도 상당했다. 극 중 순간이동 초능력을 얻게 된 해성시 공식 개차반 은채니 역의 박은빈, 능수능란 염력을 사용하는 의문의 해성시청 공무원 이운정 역의 차은우, 주체할 수 없는 괴력을 소유하게 된 해성시 왕호구 강로빈 역의 임성재 등과 호흡을 맞춘 소감에 최대훈은 "박은빈과 세 번째 호흡이다. SBS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와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그리고 '원더풀스'까지 작품마다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원더풀스'는 박은빈과 가장 많이 치열하게 붙어있어서 더 알 수 있었다. 박은빈은 영민한 배우이고 다시 또 만나고 싶다. 확실히 선배는 선배다. 촬영하다 '선배님, 잘 모르겠다' 물어보기도 했다"고 고백해 장내를 웃게 만들었다.
반면 차은우에 대해서는 "우리 현장에서 누구 하나 나태하지 않게 열심히 했고 차은우도 그 중 하나였다. 정말 열심히 하는 분위기였다"며 "사실 (탈세) 논란이 있었는데, '원더풀스'의 감독도 이야기를 했지만 우리 모두 편집이 다 끝났을 때 기사로 이슈를 접했던 상황이었다. 특히 배우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무 것도 없었다. 하지만 배우들과 스태프가 열심히 했고 이 작품을 바라보고 모였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논란과 별개로 작품으로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논란에 대한 염려는 넣어두기로 했다. 또 차은우가 현재 나라의 부름을 받아 군 복무 중이지 않나? 연락을 잘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간접적으로 피해가 가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는 소식은 전해 들었다"고 조심스럽게 상황을 전했다.
'원더풀스'는 박은빈, 차은우, 최대훈, 임성재, 김해숙, 손현주 등이 출연했고 허다중 작가가 극본을, '낭만닥터 김사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유인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지난 15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됐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