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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박해수와 마지막 작품될 뻔"…'허수아비' 이희준, 정말 미워할 수 없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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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BH엔터테인먼트
사진 제공=BH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이희준(47)이 '허수아비'에서 작은 디테일 하나까지 놓치지 않는 연기로 시청자들이 쉽게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을 완성했다.

지난달 26일 종영한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극본 이지현, 연출 박준우)는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을 수사하던 형사가 자신이 혐오하던 놈과 뜻밖의 공조 관계를 맺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모범택시', '크래시' 등을 연출한 박준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날 방송된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8.1%, 수도권 8.3%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는 ENA 월화드라마 중 역대 최고 시청률이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이희준은 "이 드라마가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을 거라곤 생각을 못했다. 일단 소재가 무겁고, 일반 드라마처럼 사이가 안 좋았던 형사와 검사인 두 친구가 멋지게 범인 찾는 이야기도 아니지 않나. 현실적이면서 밝은 상황으로 끝나는 작품이 아니어서 인기에 대한 큰 기대가 없었다. 근데 연기하는 배우의 입장에선 좋은 소재라고 느꼈다. 제 캐릭터가 무의식적인 트라우마가 많고 복잡한 인물이라고 느꼈다"며 "또 상대배우가 절친 박해수이고, 뜨거운 여름날 해남에서 으?X으?X 서로를 배려하며 촬영해서 좋았다. 작품이 사랑받고 관심받는 게 의외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마음이 깊었던 것 같다.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기쁨을 표했다.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 스틸. 사진 제공=KT스튜디오지니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 스틸. 사진 제공=KT스튜디오지니

이어 박해수와는 '키마이라', '악연'에 이어 세 번째 호흡을 맞춘 소감도 전했다. 이희준은 "'허수아비' 감독님은 저와 해수가 같은 회사여서가 아니라, 각각 어울리는 배역에 캐스팅을 해주신 거다. 그런데 우리 회사 대표님은 걱정을 많이 하셨다. 그동안 여러 번 호흡을 맞췄는데, 둘이 캐스팅되어서 이번에도 안 되면 더 이상 같이 안 하는 게 좋겠다고 하시더라. 이번이 해수와 함께 하는 마지막 작품이 될 수도 있었는데, 저는 '뭐 어때? 우리는 계속 잘할 수 있었는데'라는 마음이 들었다. 지금은 대표님도 너무 좋아하고 계신다. 해수랑도 얼마 전에 문자를 했는데, '앞으로 열 작품만 더하자'고 했다. 같이 늙어 가고 싶은 동생이다"라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 박해수를 오래 봐온 만큼, 깊은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희준은 "해수와 연기하면 좋은 점이 있다. 아무래도 연극할 때부터 함께 했기 때문에 틈날 때마다 연습할 수 있다"며 "서로 '내가 너보다 못하면 어쩌지?'라는 마음보단 상대를 믿고, 상대가 더 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그런 마음이 작품에서도 잘 보였던 것 같다"고 전했다.

무거운 작품 소재인 만큼, 연기적으로도 더 신경 썼던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희준은 "해수와 '척'을 하지 말자고 했다. 예를 들어 고민하는 척을 하지 말고, 진짜 고민을 하자고 말했다. 충분한 고민의 과정을 거쳐야만 잘 나올 것 같았다. 제가 안 나온 부분도 방송으로 모니터링하는데 해수도 척하는 게 전혀 안 보였다"고 말했다.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 스틸. 사진 제공=KT스튜디오지니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 스틸. 사진 제공=KT스튜디오지니

이희준은 엘리트 집안의 검사지만, 속내는 끝없는 욕망으로 가득 찬 차시영을 연기했다. 그는 "이번 캐릭터처럼 레이어가 많은 캐릭터는 연기를 하기가 어렵다. 겉으론 악당처럼 보이지만, 성장환경이나 무의식적인 트라우마로 인한 아버지에 대한 인정욕구와 애정결핍이 작용해서 연기하는 게 재밌었다. 악역 중에 설명이 잘 안 되는 악역도 있지 않나. 스토리 안에서 기능 상 꼭 나쁜 역할을 해줘야 해서 할 수도 있는 건데, 차시영 같은 경우는 감독님과 작가님이 꽉 찬 설정을 만들어주셨다. 이런 캐릭터를 또 언제 만날 수 있을까 싶었다"며 "악당이지만, 사람처럼 보이게 만들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분석한 차시영에 대해선 "외롭고 친구도 필요하다. 태주를 좋아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인정욕구나 애정결핍이 작용을 해서 더 중요한 게 생긴 것 같다. 저 친구를 좋아하면서도, 친해지곤 싶지만 언제든지 그 마음이 바뀔 수 있는 거다. 참 민망하다(웃음). 감독님한테 9부쯤 되어서 '아 차시영은 진범을 잡는 게 중요하지 않군요?'라고 말씀드린 적 있었다"며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걸 좋아하고, 검사를 마친 뒤 국회의원으로 올라가고, 본인의 목표는 저 높이 있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작품 연출을 맡은 박 감독을 향한 존경심도 드러냈다. 이희준은 "저희끼리 리딩을 두어 번 하는데, 감독님이 딱히 별다른 말씀이 없으시더라. 정말 감독님이 멋있으시다고 느낀 게, 다큐멘터리를 10년, 20년 넘게 하시다가 40살 넘어서 드라마로 넘어오셔서, '모범택시', '크래시' 등을 만드셨다고 들었다"라며 "촬영장에서 저와 대화를 나누시다가도, '난 연기 잘 몰라요. 희준 씨가 더 잘 알아' 하시면서 쿨하게 존중을 해주셨다. 배우들에게 연기적으로 자신감을 채워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사진 제공=BH엔터테인먼트
사진 제공=BH엔터테인먼트

이희준은 박해수와 함께 올해 어버이날을 맞아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 직원들을 위해 카네이션과 과일 바구니 선물을 준비했다. 그는 "해수와 이번 드라마가 너무 잘 되어서 좋았다. 늘 있는 기회가 아니기 때문에 회사 식구들에게 어떻게 보답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마침 어버이날이 다가왔다. 어버이날 때 가장 핫한 BH엔터테인먼트 배우들만 누릴 수 있는 기회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최근에는 디즈니+ '코리언즈'에 이어 '무빙' 시즌2 합류 소식까지 전해져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희준은 "제가 나쁜 캐릭터를 많이 해서, 사랑받는 역할로 나오고 싶었다. '무빙' 시즌2에선 성격이 착한 건 아닌데, 그렇다고 막 나쁘지도 않다"고 살짝 귀띔했다.

또 6월 16일부터는 연극 '꽃, 별이 지나'로 관객들과 가깝게 만날 예정이다. 이희준은 "배우로서 인정욕구가 있다. 제가 한 연기와 작품을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고, 많은 분들이 제 연기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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