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시절에도 그랬다. 가끔 다혈질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온화한 느낌이 강했다. 프로 감독이 돼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대전 시티즌의 연습장에는 오주포 코치의 호통 소리가 더 컸다. 유 감독은 전체적인 틀이 흩어지거나 반드시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서만 전면에 나섰다. 유 감독은 조용히 선수들을 독려했다.
그런 유 감독이 달라졌다. 쓴소리도 서슴치 않는다. '프로 선수라면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는 유 감독이지만, 칼을 뽑기로 했다. 선수단 관리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비단 1승8패 최하위의 성적표 때문만은 아니다. 유 감독은 "그간 큰 틀만 잡아주고 선수에게 자율권을 줬다. 그런데 선수들이 자유를 누릴 수 있는 태도가 완성되지 않았다. 조금 섭섭하더라. 그래서 더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유 감독이 달라진 것은 22일 전남과의 경기에서부터다. 대전은 전반 형편없는 경기력을 보였다. 공격, 수비 마음에 드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유 감독은 "하프 타임에 프로 감독이 된 이래 처음으로 선수들에게 쓴소리를 했다. 정말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는데 그날은 폭발하게 돼더라"고 고백했다. 후반 달라진 모습으로 동점골을 뽑아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1대3으로 역전패했다. 유 감독의 쓴소리는 경기 후에도 계속됐다.
선수들도 유 감독의 변화에 놀란 눈치다. 식사때나 훈련때나 선수들의 태도에 군기가 바짝 들었다는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원래 화내지 않던 사람이 한번 화내면 더 무서운 법이다. 경직된 분위기는 싫지만 어느정도 이러한 변화가 필요하다는게 유 감독의 생각이었다. 그는 "마지막에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해이해진 정신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자율이 안된다면 다른 방법을 선택해야 하지 않겠나"고 했다.
유 감독은 낮에 훈련으로 선수단과 씨름을 한 후, 밤에는 엔트리 고민을 시작한다. 계속된 부상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특히 개막 후 한골도 넣지 못한 포워드진에 대한 고민으로 머리가 아프다. 유 감독은 김동희 한그루 등 젊은 선수들로 울산을 상대할 계획을 세웠다. 대전은 초반 부진으로 가장 강력한 강등후보로 꼽히고 있다. 여차하면 지난 시즌 단 3승만 올린 강원의 전철을 밟는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독해진 유 감독이 대전 선수들을 변화시킬수 있을지. 대전은 28일 울산 원정경기에서 반전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