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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김호곤 감독의 K-리그 시상식,팬들을 대하는 자세

'노장'김호곤 감독의 K-리그 시상식,팬들을 대하는 자세

'백전노장' 김호곤 감독의 울산 사령탑으로서 공식적인 마지막 모습은 팬들을 향한 따뜻한 미소였다.

지난 3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 2013년 K-리그 최강의 축구선수들이 레드카펫 위에 섰다. 김신욱 하대성 김승규 등 선수들을 향한 소녀팬들의 환호성이 뜨거웠다. 그러나 이날 누구보다 가장 높은 데시벨의 비명을 이끌어낸 건 '멋쟁이 노장' 감독님이었다. 울산 현대 열혈 소녀팬들은 레드카펫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잡았다. 포토존의 분위기를 장악했다.

'노장'김호곤 감독의 K-리그 시상식,팬들을 대하는 자세

'호거슨' 김호곤 울산 감독이 멀리서 모습을 드러낼 때부터 "꺄악! 감독님!"을 외쳤다. "김호곤! 김호곤!" 열렬한 콜링이 이어졌다. 레드카펫 포토존에 선 김 감독은 취재진보다 팬들을 먼저 응시했다. 흐뭇한 미소를 짓더니, 여유롭게 손을 흔들었다. 사진 촬영 직후 자신을 향해 환호하는 소녀팬들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갔다. 가만히 멈춰선 채 팬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딸같은 팬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1년간 울산 현대를 한결같이 성원해 준 데 대해 진심어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노장의 품격을 보여줬다. 62세 '베테랑' 노감독은 팬들이 K-리그의 주인임을 알고 있었다.

2009년 울산 지휘봉을 잡은 이후 5년간 한결같은 열정으로 2011년 리그 컵, 2012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승부수를 띄우는 묵직한 한방, 지지 않는 '철퇴축구'라는 울산만의 팀 컬러를 심었다. 이근호 김신욱 김승규 이 용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김 감독 아래서 성장하고 도약했다. 이날 김신욱, 김승규 등 애제자들이 레드카펫에서 보여준 프로다운 팬서비스 역시 스승과 닮아 있었다. 김 감독을 '축구의 아버지'라 칭한 MVP 김신욱은 포토존에서 취재진의 촬영이 끝난 직후, 팬들의 카메라를 향했다. 팬들만을 위한 포즈를 기꺼이 취해줬다. '국대 골키퍼' 김승규 역시 시상식 후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한참을 선 채로 팬들의 사인공세와 사진 촬영 요청에 응했다.

3일 시상식 직후 김 감독은 전격 사퇴의사를 표명했다. "우승을 못한 책임을 통감하고 물러난다"고 했다. 울산은 1일 포항과의 K-리그 최종전, 종료 직전 결승골을 내주며 0대1로 패했다. 포항에 역전 우승을 내줬다. 스스로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팬들을 향한 따뜻한 미소와 아름다운 용퇴, 백전노장이 K-리그에 남긴 또하나의 유산이자 교훈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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