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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의 UEL현장분석]'무기력' 아스널 원인은 '중원 실종+호러 수비'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8-02-23 13:00


ⓒAFPBBNews = News1

[에미레이트스타디움(영국 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후반 25분경부터 관중들은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애시당초 관중석 곳곳에 빈자리가 많았다. 구단은 5만석 넘게 팔렸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절대 그만큼 관중이 들어오지 않았다. 경기장으로 오지 않은 시즌티켓 홀더들을 모두 포함한 '허수'였다. 경기 전부터 관심도가 떨어졌다. 경기 중에는 야유만 터져나왔다. 경기 후 대부분의 홈관중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자리를 뜨기 바빴다. 22일 밤(현지시각) 영국 런던 에미레이트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파리그 32강 2차전에서 외스터순드에게 1대2로 진 아스널은 '무기력' 그 자체였다.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은 1.5군을 들고 나왔다. 주전들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에인슬리 메이틀랜드-나일스같은 신예를 포함해 롭 홀딩이나 칼럼 챔버스 등 벤치 멤버들을 선발로 내세웠다.

이유는 충분했다. 일주일 전 외스터순드 원정에서 3대0 쾌승을 거뒀다.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대량 실점만 하지 않으면 되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25일 첼시와의 카라바오컵 결승전을 앞두고 있었다. 첼시는 20일 바르셀로나와 유럽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을 치렀다. 아스널보다 이틀은 더 쉬었다. 아스널로서는 주전 선수들을 아낄 필요가 있었다.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하지만 합리적 선택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아스널은 패배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다만 1차전 대승 덕분에 유로파리그 16강에는 올랐다. 유일한 위안이었다.

아스널의 첫번째 패인은 '중원 실종'이었다. 메이틀랜드-나일스와 엘네니를 내세웠다. 그 앞에 윌셔를 배치했다. 이들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실패했다.

물론 외스터순드가 밀집수비를 하기는 했다. 그러나 그것이 변명이 될 수는 없다. 이는 충분히 예상하던 바였다. 아스널의 미드필더 셋이 밀집 수비를 해체했어야 했다. 패스워크가 필요했다. 그러나 이들의 패스워크는 헛돌았다. 논스톱으로 주고받으며 썰어가는 아스널 특유의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후반 2분 콜라시냐크의 만회골. 그 시작이 중원에서의 현란한 패스워크 덕분이었음을 생각한다면, 답답했던 중원은 경기 내내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AFPBBNews = News1
더 큰 문제는 수비수들이었다. 홀딩과 챔버스가 기회를 얻었다. 그동안 무스타피와 코시엘니, 몽레알 등에게 밀려있던 선수들이었다. 의욕이 넘쳤다. 좋은 모습을 보여 주전 자리를 찾아오겠다는 각오로 나섰다. 그러나 상처만 남았다. 그들이 벤치를 달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이번 경기를 통해 증명됐다. 외스터순드 선수들에게 내준 2골 모두 수비수들의 개인 기량 부족에서 나왔다. 첫번째 실점은 홀딩의 판단 미스에서 출발했다. 두번째 실점은 챔버스가 상대 선수와의 일대일에서 완전히 속았다. 경기 내내 불안할 수 밖에 없는 호러(공포)수비였다. 주전이 아니라고해도 이런 경기력으로는 팀에 힘이 될 수 없다.

이제 문제는 25일에 있을 맨시티와의 카라바오컵 결승전이다. 벵거 감독으로서는 이 대회 우승이 절실하다. 리그에서는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FA컵은 이미 탈락했다. UEL은 장담할 수 없다. 아스널 외에도 도르트문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AC밀란 등 강팀들이 즐비하다. 현재 아스널로서는 카라바오컵만이 현실적으로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대회다.

다만 벵거 감독이 쓸 수 있는 카드가 그리 많지 않다. 맨시티는 현재 잉글랜드 최강이다. 아스널의 전력으로는 쉽지 않은 상대다. 단판 승부라는 변수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전제가 있다. 외스터순드전에서의 경기력으로는 안된다. 아스널로서는 남아있는 시간동안 반전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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