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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6년 사이 한국 '정체'-멕시코 '급상승', 무결점 '황금세대' 파고들 건 '멘탈'밖에 없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6-20 16:37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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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와 멕시코 축구에는 공통점이 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선수들을 '황금세대'라 부른다. 당시 한국은 동메달, 멕시코는 브라질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었다.

지난 19일 멕시코 훈련장에서 만난 멕시코 TV 텔레비사의 메드라노 모라 다비드 아우렐리오 기자는 "멕시코는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많은 게 달라졌다. 우리도 세계무대에서 통한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후 많은 선수들이 유럽에 진출해 발전하고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건 선수들의 정신력이 달라졌다. 유럽축구를 경험하면서 진정한 프로가 됐다. 스스로 컨디션 조절과 정신력을 향상시키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이전 세대에서 찾아볼 수 없는 긍정적 변화"라고 덧붙였다.

6년이 흘렀다. A대표팀에 살아남아 있는 숫자도 같다. 네 명이다. 김영권 기성용 구자철 정우영이다. 멕시코에선 엑토르 에레라, 마르코 파비앙, 지오반니 도스 산토스, 라울 히메네스다.

하지만 지난 6년간 한국과 멕시코가 달라진 것이 있다. 현격하게 벌어진 축구 수준이다. 태극전사들은 탈아시아를 하지 못한 그저 그런 선수, 멕시코 선수들은 유럽 팀과 충돌해도 밀리지 않는 월드클래스로 발돋움했다.

같은 조건에서 성장했지만 멕시코 선수들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급기야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선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1대0으로 꺾기도 했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를 비롯해 카를로스 벨라, 미구엘 라윤, 조나단 도스 산토스, 엑토르 모레노 등 기존 스타들과의 원팀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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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는 이런 멕시코를 상대로 어떤 경기 운영을 해야 하는지 이미 답을 알고 있다. 스웨덴전처럼 잔뜩 웅크렸다가 상대 공을 차단하면 빠른 역습을 해야 한다. 맞불을 놓았다가는 오히려 대량실점 패배로 또 다른 한국축구의 치욕사를 쓸 가능성이 높다.

한데 멕시코는 이미 신태용호의 전략을 간파하고 있다. 공격수 라울 히메네스는 지난 19일(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근교 힘키에 위치한 훈련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빠른 역습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결점 멕시코에 전략도 털렸으면 이제 신태용호에 남은 방법은 한 가지다. 상대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는 것밖에 없다.


일단 멕시코 훈련장의 분위기는 여유가 넘친다. 선수들의 얼굴에서 밝은 미소와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그래도 더 오버된 분위기를 선수들 스스로 억누르는 모습이다. 파비앙은 "우리는 독일전 승리를 빨리 잊고 있다. 한국전만 생각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단계적으로 목표를 향해 앞으로 전진하는 생각 뿐이다. 첫 골을 넣었지만 쉴 수 없다"고 말했다.

태극전사들은 정신무장된 멕시코를 정공법이 아니면 꼼수를 활용해서라도 승리를 쟁취해야 한다. 가령 북중미 선수들 특유의 다혈질적인 성격을 건드려 집중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결국 멕시코를 파고들 수 있는 허점은 '멘탈'밖에 없다. "실점하면 죽는다"고 고백했던 김영권의 마음가짐을 23명 모두 가져야 한다. 모스크바(러시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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