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학범호, 와일드카드는 손흥민-조현우 유력, 이강인은 제외될 듯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7-16 05:20


김학범 감독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운명의 날이 밝았다.

김학범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은 16일 축구회관에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설 남자 축구대표팀 20명의 명단을 발표한다. 김학범호는 키르키즈스탄(92위), 말레이시아(171위), 바레인(113위)과 함께 E조에 속했다. 무난한 조편성이다. 변수는 있다. 아시안게임 참가신청을 한 아랍에미리트(UAE)와 팔레스타인이 조편성에서 누락되며 조추첨을 다시 할 가능성도 있다. 대표팀은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이어 2연패에 도전한다.

이번 대표팀에 쏠리는 축구팬들의 관심은 남다르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맹활약을 펼친 '한국축구의 현재'와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한국축구의 미래'가 한 자리에 모이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에서 뛰며, 오래 전부터 기대를 모은 선수들이 많아서 팬들은 '드림팀'을 볼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여기에 '한국축구의 얼굴' 손흥민(토트넘)의 병역 문제까지 걸려 있다. 그래서 김 감독이 발표할 20명의 명단에 눈길이 쏠린다.

일단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와일드카드다. 23세 이하 선수들이 나서는 아시안게임은 연령과 상관없이 3명의 와일드카드를 선발할 수 있다. 와일드카드는 약점인 포지션을 보강함과 동시에, 그 대표팀의 운영방향을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2014년 인천 대회에서는 김승규 박주호 김신욱을 발탁해 재미를 봤다. 한 자리는 일단 확실하다. 손흥민이다. 김 감독은 "손흥민을 뽑지 않을 이유를 대달라"고 할 정도로 신뢰를 보냈다. 손흥민은 정신적 지주이자 에이스로 활약할 전망이다. 대한축구협회도 일찌감치 토트넘과 협상을 펼쳐,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를 결정지었다. 문제는 합류시기다. 처음부터 합류할지, 아니면 토너먼트인 16강 이후부터 합류할지 여부만이 관건으로 남아있다.

다른 한장은 '러시아월드컵이 낳은 스타' 조현우(대구)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조현우는 유력 와일드카드 후보는 아니었다. 이 연령대에는 강현무(포항) 송범근(전북)이라는 든든한 후보군이 있다. 하지만 월드컵에서 보여준 활약으로 구도가 바뀌었다. 한국이 최근 좋은 성적을 거둔 연령별 대회였던 2012년 런던올림픽(정성룡),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김승규)에서 모두 골키퍼를 와일드카드로 썼다. 김 감독은 골문 강화를 통해 수비불안 해소를 노리고 있다.

또 다른 한장은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유력하다. 김 감독이 손흥민에 이어 또 한장의 와일드카드를 공격에 쓴다는 것은 밀집수비 타파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아시안게임은 상대의 수비적인 경기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핵심이다. 황의조는 올 시즌 J리그에서 7골을 넣으며 부활했다. 넓은 활동량과 스피드를 갖춘 황의조는 공격의 다양성 측면에서 매력적인 카드다. 하지만 황의조에 대한 여론이 썩 좋지 않은데다, 수비 문제가 크기 때문에 막판 다른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와일드카드 못지 않게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강인(발렌시아)과 백승호(지로나)는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강인은 지난 툴롱컵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김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예비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미래를 위해 발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지만, 아시안게임은 엔트리가 20명에 불과하다. 우승이 아니면 실패인 대회에서 미래를 생각할 여유가 없다. 게다가 아시안게임은 이틀에 한번 경기를 치를 정도로 스케줄이 빡빡하다. 아직 피지컬적으로 성장 단계인 17세의 이강인이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을 한 듯 하다. 백승호는 결국 부상이 문제였다. 회복 속도를 보면 아시안게임 전까지 합류가 가능할 전망이지만, 김 감독은 무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역시 부상으로 정상컨디션까지 회복할 수 있을지 여부를 봐야 하는 김민재(전북)가 있는데다, 백승호의 포지션에는 황인범(아산) 이진현(포항) 등 대체자원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