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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재미없는 축구, 엔트리 논란' 딛고 선수로, 감독으로 우승컵 품은 데샹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7-16 01:53


ⓒAFPBBNews = News1

20년 전 그는 주장으로 줄리메컵을 들어올렸다. 20년 뒤 그는 감독으로 또 한번 우승컵을 차지했다. 디디에 데샹 감독 이야기다.

데샹 감독이 다시 한번 정상에 섰다. 프랑스는 16일(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결승전에서 4대2로 이겼다.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20년만에 우승에 성공했다. 데샹 감독은 브라질의 자갈로, 독일의 베켄바워에 이어 선수와 감독으로 월드컵을 모두 거머쥔 세번째 인물이 됐다.

현역 시절 데샹은 카리스마의 화신이었다. 낭트, 마르세유, 유벤투스, 첼시 등에서 선수생활을 한 데샹은 정상급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1m69에 불과했지만, 탁월한 축구지능과 탄탄한 수비, 정확한 패스를 갖춰 감독들의 신임을 한몸에 받았다. 데샹은 대표팀에서도 중심이었다. 무려 103번의 A매치에 나섰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의 주역은 지네딘 지단이었지만, 뒤에서 묵묵히 중심을 잡아준 데샹의 리더십도 돋보였다. 이민자와 유색인종이 뒤섞인 프랑스 대표팀을 잘 이끌었다.

은퇴한 데샹은 2001년 곧바로 지도자로 변신했다. 현역시절처럼 화려함 보다는 견고함을 강조했다. AS모나코에서 2003~2004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준우승, 2003년 쿠프 드 리그컵을 차지하며 능력을 인정받은 데샹은 이탈리아의 명문 유벤투스로 자리를 옮겼다. 2006~2007시즌 세리에B 우승을 차지하며 승부조작으로 강등됐던 유벤투스를 세리에A로 승격시켰다. 이어 지휘봉을 잡은 마르세유에서도 2009~2010시즌 리그 우승,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컵대회 3연패를 차지하는 등 성공시대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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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나치게 효율과 수비조직을 강조한 축구, 그리고 클럽 수뇌부와 여러차례 블편한 관계를 겪으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데샹 감독은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대표팀에서 자신의 철학을 꽃피웠다.

데샹 감독은 2012년 프랑스 대표팀 감독직에 올랐다. 프랑스는 유로2008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서 연이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등 위기를 맞았다. 데샹 감독은 곧바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기 시작했다. 축구 역시 과거 화려한 공격축구 대신 수비를 강조한 축구로 전환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8강에 오르며 가능성을 확인한 데샹의 프랑스는 이후 더욱 데샹식 색깔을 강하게 칠했다. 세대교체의 폭도 더욱 커졌다.

물론 이 과정에서 잡음도 있었다. 자국에서 열린 유로2016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선수선발에서 논란이 있었다. 스타일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데샹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사건의 중심에 섰던 벤제마를 확실히 제외했고, 대신 10대 음바페를 비롯해 좋은 모습 보인 선수들을 과감하게 발탁했다. 결국 러시아월드컵에서 결실을 맺었다. 프랑스는 다소 단조로운 축구를 구사했지만, 대단히 효율적이었다. 젊은 선수들은 어느덧 팀의 중심으로 떠올랐고, 데샹 감독은 좋은 선수들을 잘 조합하며 마침내 우승컵까지 품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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