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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년간 A대표팀 수장은 4명이 바뀌었다. 홍명보부터 울리 슈틸리케, 신태용, 파울루 벤투가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사령탑이 자주 바뀌면 그만큼 대표팀은 단단해질 수 없다. 희생양은 선수들이다. 선수들도 새 감독에게 적응하기 위해 혼란을 겪는다.
고무적인 건 크게 보면 한 가지, 세밀하게 보면 두 가지다. 큰 그림에선 약속한 걸 모두 이행하려고 노력했고 결과까지 얻었다는 점이다. 벤투 감독은 후방부터 빌드업으로 공격전개를 원한다. 과정을 중시하는 편이다. 때문에 수비수도 집중력을 가지고 중원을 거쳐 최전방까지 이어질 수 있는 최초의 빌드업을 시도해야 했다. 그런 점에서 장현수 김영권은 벤투 감독의 주문을 잘 이행했다. 특히 오른쪽 풀백 이 용은 축구에 눈을 뜬 플레이를 펼쳤다. 완벽에 가까운 수비력에다 기회가 나면 공격적으로 오버래핑을 시도했다. 공격 숫자를 늘렸고 날카로운 크로스를 문전으로 배달했다.
벤투 감독은 중앙 수비수 장현수에 대해 엄지를 세웠다. "장현수의 과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우리와 치른 3경기에선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평균 수준을 상당히 상회하는 선수다. 이 선수는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고 보호해주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미래에 상당히 도움이 될 선수다. 상당히 많이 만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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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골도 원터치 패스에서 나왔다. 후반 19분 왼쪽 측면에서 손흥민의 패스를 아크 서클 왼쪽에 있던 남태희가 최전방에서 돌파를 시도하던 황의조에게 원터치 패스를 전달했다. 황의조를 막던 세바스찬 코아테스는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주고 말았다.
또 세트피스 전략도 제대로 먹혔다. 강팀을 상대로 필드 골을 터뜨릴 확률은 낮다. 때문에 득점을 가동할 수 있는 건 세트피스가 최적이다. 두 번째 골이 그랬다. 용병술과 세트피스가 성공됐다. 후반 중반 교체투입된 석혀준은 수비수와의 헤딩 경합에서 우위를 보이며 헤딩으로 헤딩 슛으로 골문을 위협한 것이 수비수에 맞고 흐른 공을 쇄도하던 정우영이 가볍게 밀어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과 일본이 비교됐던 건 결과도 그렇지만 경기내용이었다. 강팀을 만난 한국은 기본 골조 없이 '선 수비 후 역습'이란 전략만 선택했다. 반대로 일본은 색깔 있는 축구로 강팀과 자신 있게 맞부딪혔다.
한데 한국도 2개월 만에 우리만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다. 벤투 감독도 여전히 색깔 입히기 작업 중이다. 다행히 시행착오가 최소화되고 빠르게 진행 중이다. 기본을 지키면서 결과까지 챙기는 벤투호의 도전은 파나마전에서도 계속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