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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내고향 공동응원단에 3억원, 수원FC 선수단에 격려금 100만원?' 이제 '북측' 말고 K-여자축구의 시간

2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평양 내고향여자축구단과 도쿄 베르디 벨레자의 결승전. 우승을 차지한 내고향여자축구단 선수단이 기뻐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23/
2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평양 내고향여자축구단과 도쿄 베르디 벨레자의 결승전. 우승을 차지한 내고향여자축구단 선수단이 기뻐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23/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내고향여자축구단과 수원FC위민의 준결승전. 수원FC위민 지소연이 페널티킥을 실축한 뒤 자책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20/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내고향여자축구단과 수원FC위민의 준결승전. 수원FC위민 지소연이 페널티킥을 실축한 뒤 자책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20/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2026년 아시아 여자챔피언스리그(AWCL) 수원FC위민-내고향여자축구단의 4강전을 앞둔 지난 18일, 통일부 고위 관계자가 수원FC 위민 선수단을 찾았다.

내고향의 방남으로 정치권의 관심이 여자축구가 아닌 '북한'에 쏠린 시점, 통일부가 우승상금 100만달러(약 15억원)가 걸린 아시아 최강 클럽 대항전에서 수원과 내고향을 '동시 응원'하는 공동응원단을 조직한 민간단체에 남북협력기금 3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호텔마저 내고향에 내주게 된 대한민국 수원 여자축구 선수들이 예기치 못한 '안방' 찬밥 신세에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던 상황. 자국 선수 역차별 논란이 거셌다. 따가운 분위기에서 수원 선수단을 찾은 통일부 관계자가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격려금 100만원을 주고 갔다. 돈이 전부가 아니고, 선수들이 돈을 바란 것도 아니지만, 돈은 마음의 크기를 증명하는 가장 솔직한 척도다. 한 관계자는 "북한 팀 응원에 3억을 쓰면서 한국 팀에 단돈 100만원이라니"라며 분노했다. 수원 체육계 '키다리아저씨'로 알려진 신현삼 재단법인 수원FC 이사장이 그 자리에서 "뭐라도 제대로 사 먹어야지"라며 사비로 200만원을 전했다는 후문이다.

20일 준결승, 23일 결승전 내내 수원종합운동장은 내고향의 홈그라운드였다. 수천명의 대한민국 국민이 "내고향"을 연호했고 내고향의 골과 승리에 열광했다. 하지만 정작 내고향 감독은 뜨거운 응원 열기에 대한 질문에 "격렬한 경기라 의식하지 못했다" "우리는 경기하러 왔다"는 대답만 반복했고, 언제나처럼 굳은 얼굴로 믹스트존을 '패싱'했으며, 우승 후 "북측 여자축구가 뛰어난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북측'이라는 단어를 빌미 삼아 자리를 박차고 떠났다.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하기 이전인 2023년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축구 남북 8강전 때도 이 감독은 "국호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불러주지 않으면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고 했었다. 내고향 선수단은 대회기간 내내 무표정한 얼굴로 '적대적' 입장을 고수했고, 출입국 과정에서도 남북교류협력법에 따른 방문증명서 대신 여권을 제시하며 '두 국가론'을 실천했다. 북한의 입장은 명확한데 우리의 입장은 모호했다. 통일부가 19일 "'평화적 두 국가론'은 정부 전체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 통일부의 구상 중 하나이며 북한을 법적인 국가로 인정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남북관계는 김정은 위원장이 천명한 '적대적 두 국가'인지, 통일부가 구상중인 '평화적 두 국가'인지 '평화적 한민족'인지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스포츠는 축구, 탁구, 체조, 역도 등 다양한 종목의 국제대회에서 북한 선수단을 마주할 기회가 잦다. 9월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에서 다시 만나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불러야 하는 건지, 현장은 대회 내내 혼란스러웠다.

북한 내고향은 대한민국 응원단의 일방적 응원 속에 불굴의 투지로 도쿄 베르디를 1대0으로 꺾고 첫 우승컵을 들어올린 후 24일 평양으로 금의환향했다. 북한 내고향의 우승을 공개응원했던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자신의 SNS에 "평양 내고향여자축구단이 7박8일 간의 수원 방문을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길에 올랐습니다.(중략) 2018년 12월 이후 7년 5개월 만의 내고향팀 방문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아쉬움도 있었지만, 이번 대회가 바늘구멍만큼일지라도 남북 간 작은 신뢰의 가능성을 엿보는 좋은 선례가 되었길 희망합니다(중략) 그렇게 조금씩 서로에게 다가서다 보면, 언젠가는 다시 웃으며 악수하고, 넘어진 상대편을 일으켜 세워주는 '보통의 날'이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중략) 절제된 행동으로 대회가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신 공동응원단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라고 썼다.

여자축구계 한 관계자는 "처음 이 대회의 수원 유치가 결정됐을 때 축구팬 1000~2000여명 정도를 예상했다. 통일부가 이렇게까지 나서줄 거라곤 예상치 못했다"고 했다. "내고향 응원단의 열기 속에 결과적으로 이번 대회는 '내고향'의 홈 잔치가 됐고, 여자축구보다 북한, 스포츠보다 정치가 중심이 됐다"고 돌아봤다. 이어 "하지만 소득도 있다. 지상파 생중계가 6.4%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여자축구가 얼마나 흥미진진한지 알릴 기회가 됐다. WK리그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수원 윤수정 등 새 얼굴, 4강행을 이끈 박길영 감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진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했다.

2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평양 내고향여자축구단과 도쿄 베르디 벨레자의 결승전. 우승을 차지한 내고향여자축구단 선수들에게 북한 현철윤 단장과 대한민국 최휘영 문체부 장관이 메달을 걸어주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23/
2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평양 내고향여자축구단과 도쿄 베르디 벨레자의 결승전. 우승을 차지한 내고향여자축구단 선수들에게 북한 현철윤 단장과 대한민국 최휘영 문체부 장관이 메달을 걸어주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23/

'내고향'은 내 고향으로 돌아갔고, 이제 다시 대한민국 여자축구의 시간이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결승전서 만난 박길영 수원 감독에게 선수단 식사를 제의했다. 관심의 시작이다. 문체부는 지난 2월 프로축구성장위원회를 만들었다. 프로축구연맹이 잘 운영해 온 남자 프로축구 K리그에 비해 처우, 환경, 거버넌스가 열악하기 짝이 없는 WK리그, 영국, 미국, 일본 등 스포츠 선진국들과 격차가 날로 벌어지고 있는 여자축구, 내년 브라질여자월드컵을 앞두고 지원이 절실한 여자축구야말로 발전위원회가 시급하다.

"경기중 반대편에서 상대팀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며 속상하기도 하고 마음이 좀 그랬다"던 박길영 감독과 선수들의 소망 역시 하나뿐이다. 그는 "우리는 여자축구를 알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이렇게 많은 관중, 이렇게 많은 기자들이 온 것도 처음이다. 설?? 반가웠다. '이 관심을 이어가려면 오직 이기는 것밖에 없다. 대한민국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 뛰어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 오늘 경기가 많은 분들이 운동장을 찾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무엇보다 정부가 스포츠를 통한 남북 교류를 계속 이어가는 데 있어 북측, 아니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가장 '긍지스러워하는' 여자축구만큼 최적화된 종목은 없다. 이래저래 소외된 여자축구계는 '흑묘백묘'다. 그렇게라도 정부가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쏟아주길 바라고 있다.


수원=전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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