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감격 데뷔전' 전남 최익진 "K리그 대표 선수 되겠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9-03-18 16:12


◇전지훈련 기간 재활 훈련에 집중하고 있는 최익진.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겠다."

2부리그로 강등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남 드래곤즈는 2019 시즌 K리그2 개막 후 2경기 연속 대패로 침통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17일 광양에서 열린 FC안양과의 3라운드 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하며 K리그2 우승 후보로서의 자존심을 살렸다.

하지만 90분 내내 공격력은 답답했다. 특히, 믿었던 외국인 듀오 브루노와 유고비치의 경기력은 형편이 없었다. 최전방 공격수 브루노는 혼자 고립돼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수비에 가담했다 팀이 역습을 나갈 때, 그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했다. 날개에서 빠른 선수들이 치고 나가도 전방 공격수가 없으니 역습이 수포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그나마 전반 종료 직전 최재현의 선제골을 만드는 과정 결정적인 헤딩슛을 해 체면 치레를 했다.

미드필더 유고비치도 공-수 모두에서 불합격이었다. 전방으로 내주는 패스가 부정확했고, 돌파도 날카롭지 못했다. 지난해 중원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며 그 능력을 인정받았는데, 올해는 아직 잠잠하다.

그래도 전남이 안양전을 통해 희망을 찾을 수 있었던 계기가 있다. 최익진이라는 낯선 선수의 활약 때문이다. 최익진은 19번 등번호를 달고 이날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중앙 미드필더로 투입돼 종횡무진 경기장 곳곳을 누볐다. 체구는 크지 않지만, 빠른 스피드로 상대를 압도했고 중앙-측면, 공격-수비 위치도 가리지 않았다. 하도 뛰어다니니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지고 부딪혔지만, 툭툭 털고 일어나 또 뛰었다. 공격 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어도, 최익진의 활발한 플레이에 전남 플레이가 활기를 찾을 수 있었다. 긴장감 없는 모습에, 데뷔전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플레이 내용이었다.

사실 최익진은 전남이 기대한 대형 유망주였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아주대를 떠나 전남 유니폼을 입으며 프로에 데뷔했다. 전남 유스 출신으로 광양제철고 시절 주장으로 활약하며 2015년 백운기 우승을 이끌고 K리그 U-18 챔피언십 우승으로 초대 MVP가 되기도 했다. U-20 대표팀에서도 활약하는 등 전남의 주축 선수가 될 준비를 마쳤다. 전남도 한찬희와 함께 팀 세대 교체 주역으로 점찍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을 앞두고 훈련을 하는 도중 발목 인대가 파열되고, 복숭아뼈가 골절되는 중상을 당하고 말았다. 그렇게 데뷔 시즌을 통째로 날렸고, 팀도 창단 후 23년 만에 2부로 강등되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1년 간 치료와 재활에만 매달린 최익진은 어렵사리 안양전을 통해 프로 그라운드를 밟게 됐다. 그리고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측면 공격-수비, 공격형-수비형 미드필더 등 자리를 가리지 않고 뛰어온 능력이 있어 시즌 동안 파비아노 감독의 중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익진은 데뷔전 후 "1년차에 부상을 입었고, 축구를 하면서 이렇게 크게 다친 건 처음이었다. 복귀까지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는데, 솔직히 막막하고 너무 힘든 한 해였다. 그리고 데뷔전을 치렀다. 운동장에서 다시 뛸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뻤다. 공백이 있어 더욱 간절하게 뛰었다. 데뷔전에서 승리까지 거둬 행복한 날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최익진은 마지막으로 "내 강점은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돌파다. 더 좋은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며 팀이 승격할 수 있또록 돕겠다. 공을 잡으면 기대가 되고 믿음이 가는 선수,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명품 사주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