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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겠다."
미드필더 유고비치도 공-수 모두에서 불합격이었다. 전방으로 내주는 패스가 부정확했고, 돌파도 날카롭지 못했다. 지난해 중원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며 그 능력을 인정받았는데, 올해는 아직 잠잠하다.
그래도 전남이 안양전을 통해 희망을 찾을 수 있었던 계기가 있다. 최익진이라는 낯선 선수의 활약 때문이다. 최익진은 19번 등번호를 달고 이날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중앙 미드필더로 투입돼 종횡무진 경기장 곳곳을 누볐다. 체구는 크지 않지만, 빠른 스피드로 상대를 압도했고 중앙-측면, 공격-수비 위치도 가리지 않았다. 하도 뛰어다니니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지고 부딪혔지만, 툭툭 털고 일어나 또 뛰었다. 공격 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어도, 최익진의 활발한 플레이에 전남 플레이가 활기를 찾을 수 있었다. 긴장감 없는 모습에, 데뷔전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플레이 내용이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을 앞두고 훈련을 하는 도중 발목 인대가 파열되고, 복숭아뼈가 골절되는 중상을 당하고 말았다. 그렇게 데뷔 시즌을 통째로 날렸고, 팀도 창단 후 23년 만에 2부로 강등되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1년 간 치료와 재활에만 매달린 최익진은 어렵사리 안양전을 통해 프로 그라운드를 밟게 됐다. 그리고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측면 공격-수비, 공격형-수비형 미드필더 등 자리를 가리지 않고 뛰어온 능력이 있어 시즌 동안 파비아노 감독의 중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익진은 데뷔전 후 "1년차에 부상을 입었고, 축구를 하면서 이렇게 크게 다친 건 처음이었다. 복귀까지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는데, 솔직히 막막하고 너무 힘든 한 해였다. 그리고 데뷔전을 치렀다. 운동장에서 다시 뛸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뻤다. 공백이 있어 더욱 간절하게 뛰었다. 데뷔전에서 승리까지 거둬 행복한 날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최익진은 마지막으로 "내 강점은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돌파다. 더 좋은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며 팀이 승격할 수 있또록 돕겠다. 공을 잡으면 기대가 되고 믿음이 가는 선수,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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