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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이 또한 추억!" U-20 마지막 훈련, 해피엔딩을 위하여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9-04-30 17:52


20세 이하 대표팀이 마지막 훈련을 마친 뒤 활짝 웃으며 추억을 남기고 있다.  파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훈련으로는 마지막이니까요…."

4월의 마지막 날, 20세 이하(U-20) 대표팀이 훈련 중인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는 꽃 비가 흩날렸다. 살랑살랑 불어보는 바람, 보드랍게 감싸는 햇살. 봄의 따사로움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하지만 눈부신 날씨와 달리 그라운드 위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이유가 있었다. 정정용호는 폴란드에서 열리는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을 앞두고 있다. 모두가 원하는 꿈의 대회다. '레전드' 디에고 마라도나도 뛰었고, '축구천재' 리오넬 메시(이상 아르헨티나)도 누빈 무대다. '한국 축구의 전설' 황선홍 전 FC서울 감독이 "청소년 대표를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대표팀에 가는 선수들이 참 부러웠다"고 말했을 정도다.

U-20 대회를 앞둔 선수들에게도 간절함이 흐른다. 정호진(고려대)은 "지난 2017년 처음으로 U-20 대표팀에 들어왔다. 그때부터 '월드컵 출전'을 목표로 했다. 여기까지 오게 돼 좋다. 일생에 한 번뿐인 기회다. 무조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세윤(대전) 역시 "(월드컵에) 나가고 싶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하지만 월드컵에 나갈 수 있는 선수는 오직 21명이다. 정 감독은 예비명단 50명 중 오직 21명만 선발해야 한다.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정 감독은 30일 훈련을 마친 뒤 "원래 최종 명단을 발표하는 날은 기뻐야 한다. 하지만 (집으로) 가야 하는 선수들도 있다. 어떻게 배려해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정 감독과 선수들은 지난 2017년부터 2년 넘게 호흡을 맞췄다. 보내는 마음이 유독 아프고 쓰라릴 수밖에 없다.

선수들은 긴장감 속에서 마지막 훈련을 진행했다. 스트레칭과 간단한 전술 훈련을 진행했다. 5월 1일 열리는 수원 2군과 비공개 연습경기를 대비해 훈련 강도를 조절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누구 하나 쉬지 않았다. 전세진(수원)과 이강인(발렌시아)은 모든 훈련이 끝난 뒤에도 프리킥 연습을 자처했을 정도. 최종 명단에 들기 위한 치열한 생존경쟁이었다. 정 감독은 수원 2군과의 연습경기를 끝으로 모든 테스트를 마무리한다. 최종 명단은 5월 2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22일부터 이어진 '옥석가르기'의 마지막 날. 정 감독은 선수들을 한 곳에 불러 모았다. "이 또한 추억"이라며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모두가 마지막 인증 사진을 찍었다. 선수들은 한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치며 마지막 훈련을 마쳤다.

정 감독은 "포메이션과 전술에 맞게 준비했다. 하지만 선수 구성을 100% 완료한 것은 아니다. 기술이 좋은 선수, 활동량이 많은 선수, 분위기 메이커 등 전반적으로 장단점을 보고 (명단을) 끌어내야 한다.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 등 포지션 전반에서 1~2자리를 고민하고 있다. 연습경기까지 마친 뒤 밤을 새서라도 구성하겠다. 좋은 길로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 "선수들에게 늘 했던 얘기가 있다. '우리는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끝은 아니다. 앞으로 더 많은 길이 있다. 이번 대표팀을 통해 발전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이런 시기는 다시없을 추억이다. 그래서 선수들과 마지막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U-20 대표팀의 4월은 이렇게 끝이 났다. 5월이 되면 누군가는 폴란드로 향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먼 발치에서 동료들을 응원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이 함께 웃고 울며 흘린 땀방울은 추억의 한 장이 될 것이다.


파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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