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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월드컵 영웅들 K리그 복귀하면..."다시 경쟁해야"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9-06-18 06:00


U-20 월드컵 준우승의 쾌거를 이룬 U-20 축구대표팀 환영식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조영욱이 정정용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6.17/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다시 경쟁해야 한다."

U-20월드컵 준우승 신화로 국내축구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고조된 축구열기가 K리그로 전파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작년 러시아월드컵,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사례를 보면 당연한 기대감이다.

지난해 K리그는 러시아월드컵과 아시안게임 효과를 쏠쏠하게 누렸다. 기적같은 독일전 승리,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빅이슈'가 있었던 데다 관중몰이에 앞장선 스타도 탄생했다. 관중몰이 스타의 대표적인 사례가 골키퍼 조현우(대구)와 날쌘돌이 김문환(부산)이었다.

작년에 이어 다시 '호재'를 맞았다. 특히 이번 20세이하 대표팀(총 21명)에 조영욱(서울) 전세진(부산) 이광연(강원) 오세훈(아산) 등 K리그 1, 2부 소속 선수가 15명에 달한다.

사상 첫 월드컵 준우승의 주역을 국내 현장에서 '직관(직접 관전)'하는 것만으로도 팬들에겐 또다른 재미, 구단에겐 마케팅 흥행 요소다.

하지만 현실을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U-20 태극전사들이 K리그에서 당장 베스트 멤버로 뛰는 모습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우선 작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안게임 출전 멤버들과는 팀내 입지가 다르다. 러시아월드컵 A대표팀은 소속팀의 에이스가 불려가는 곳이다. 아시안게임의 23세이하대표팀도 김문환처럼 주전급으로 뛰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하다 못해 K리그의 '23세 이하(올해부터 22세이하) 의무 엔트리 규정(선발 1명, 후보 1명)'에 항상 포함되는 자원들이다.

하지만 20세 이하로 놓고 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이들은 모두 각 구단마다 장기적인 육성 프로그램에 따라 한창 키우고 있는 미래 자원들이다. 20세 이하 또래들 사이에서 군계일학일지 모르지만 경험많은 대선배들이 섞여 있는 프로팀에서까지 통하는 경우는 드물다. U-20 태극전사 대부분이 아직 배울 게 많은 '미완의 대기'인 것이다.


17일 오전 U-20 월드컵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단이 인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 했다. 팬들의 환영 속에 기념 포즈를 취하고 있는 대표팀 선수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6.17/


프로축구에서는 젊은이에게 유리한 힘과 패기, 스피드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가지고 놀 줄 아는' 노련미와 경험도 소중하다. 이동국(전북) 염기훈(수원) 박주영(서울) 등 베테랑들이 그래서 건재한 것이다.

팬들이 보는 시선, 인기 때문에 U-20 선수들을 당장 베스트로 띄우는 것도 현실적으로 무리다. 팀 전체를 생각하고, 조직력을 다듬어 온 감독 입장에서는 경기력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 자칫 변화를 줬다가 팀 전체가 망가질 수 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조영욱에 대해 "우리팀에서 다시 경쟁해야 한다. 대신 (조영욱에게)눈길이 한 번 더 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평소 성실하고 기복이 없는 선수이니 관심을 더 주되, 경쟁에서 살아남도록 지켜보겠다는 의미다.

조영욱은 올시즌 서울에서 총 8경기(1골) 출전했다. 이 가운데 풀타임 2경기(후반 추가시간 교체 1경기 포함)를 제외한 6경기가 교체 출전이다. 주로 박주영 박동진의 대체 멤버였다. 현재 서울 공격진은 페시치가 절정을 보이는 가운데 박주영 박동진이 건재하다. 여기에 윤주태가 출전 기회를 넓혀가고 있다.

골키퍼 이광연과 수비수 이재익을 보유한 강원FC의 김병수 감독도 "월드컵에서 잘 했다고 무조건 기회를 얻는다는 법은 없다. 본인이 잘 해야 경기에 투입되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U-20대표팀 선수들은 당장 오는 주말 리그 경기에 출전하는 것도 힘들 것으로 알려졌다. 귀국 후 각종 공식행사가 있는 데다, 폴란드 원정으로 결승전까지 소화했고 1개월간 소속팀을 떠나 있었기 때문이다.

FC서울 구단 관계자는 "당장 조영욱, 김주성을 앞세운 이벤트 등 마케팅에 활용할 계획은 없다. 선수들이 팀에 복귀해 다시 적응해야 한다"면서 "U-20월드컵 후광에 급급해 무리하게 이벤트를 만들면 선수들의 부담도 가중될 것이다. 선수 컨디션 회복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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