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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기술은 감정이 없습니다.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일 뿐, 정해놓은 기준에 따라 '정답'과 '오답'을 판단하면 그만이죠. 그 세계에서는 16㎜나 16㎝, 또는 16m는 아무 차이가 없습니다. 기준선에서 넘었느냐 넘지 않았느냐, '0'아니면 '1'. 디지털 세계의 판단은 명료합니다.
일단 사건은 개요는 심플하죠. 지난 21일(한국시각) 영국 레스터 킹파워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시즌 EPL 6라운드, 레스터시티-토트넘전. 1-0으로 앞서던 토트넘의 오리에가 후반 17분 쐐기골을 넣는 듯했지만, VAR로 취소됩니다. 오리에의 슛에 앞서 볼을 잡은 손흥민이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다는 판정.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은 '손흥민의 어깨 위치가 16㎜(1.6㎝) 앞섰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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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 판정이 비판적인 사람들은 '16㎜'의 판정이 너무나 비현실적이며, 기계적 정확성의 허울 뒤에 숨은 기만이라고 주장합니다.
▶"오직 명확하고 확실한 오류에 대해서만 적용돼야지, 이런 넌센스는 아닌 듯(Should be used for clear and obvious errors not nonsense like this)." (ID half***)
물론 반박 의견도 명확한 논리를 갖고 있는 데요, 엄격한 판정 그 자체로 VAR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죠.
▶"밀리미터, 센티미터, 인치. 얼마가 됐든 오프사이드는 오프사이드지(Millimetres, centimetres, inches. If you're offside you're offside. By how much is irrelevant)." (ID Daily******)
그런 가운데 기술 자체보다 이를 어떻게 운용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많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VAR은 수치스럽지 않다. 판정을 내리는 사람들이 수치스러울 뿐이다(VAR is not a disgrace, it's the people who make the decisions who are a disgrace)." (ID Steve*****)
국내 팬들의 반응도 이런 흐름과 비슷합니다. 관련 기사에서 가장 많은 호응과 댓글입니다.
▶"오심도 아닌데 …(중략)…인정할 건 인정하자." (ID 으룡타)
시간이 지나며 국내 팬들은 대부분 VAR의 정확성을 받아들이는 양상입니다. 하지만 반박 의견도 만만치 않네요. 들어볼까요.
▶"인간적으로 저 정도는 동일 선상이 맞다. …(중략)…손해보는 건 공격수 밖에 없을 듯." (ID kimh****)
결국 이런 논란이 벌어진 핵심적인 이유는 VAR이 인간의 통상적인 인지범위를 벗어난 영역에 대해 판단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그로 인해 판단의 기준점이 변했고, 이런 혁명적 변화에 사람들이 혼란을 경험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죠. 그래서 'VAR 혁명'이라는 표현도 가능할 것 같네요. VAR이 통상적인 축구 환경으로 자리잡기 전까지 이런 논란은 계속 이어질 듯합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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