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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클라(태국)=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학범슨이 그린 큰 그림, 절반의 성공이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대회 전부터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중국전은 맞춤형 라인업을 짰다. 오세훈(상주) 엄원상(광주) 등이 선발로 출전했다. 여러가지가 계산된 선택지였다. 이번 대회는 고온 다습한 태국에서 열린다. 여기에 조별리그 경기가 3일 간격으로 열려 휴식 시간이 이틀밖에 없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동남아 지역 무더위에 애를 먹은 경험이 있었던 김 감독은 철저한 로테이션을 계획했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중국전에 조금 힘을 빼고, 2차전과 3차전인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전을 겨냥한 것이다.
만약, 중국전에 패하거나 비겼다면 모험수라는 평가를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든 중국전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란전을 맞이해 중국전과 비교해 무려 7명의 선수를 바꿔 베스트11로 출격시켰다. 체력 싸움으로 승부를 본 것이다.
반면, 우즈베키스탄과의 1차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선수들이 대부분 다시 나온 이란은 해가 지지 않은 전반 매우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게 손쉽게 끝날 것 같던 경기. 하지만 한국은 후반전 아쉬움을 남겼다. 분위기를 탔을 때 확실히 상대를 제압했어야 했는데, 후반 9분 수비 집중력 저하로 셰카리에 추격골을 허용하며 상대 기를 살려주고 말았다. 힘든 이란 선수들이지만, 골이 터지자 언제 그랬냐는 듯 한국 선수들을 몰아쳤고, 반대로 한국 선수들은 중국전처럼 당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말았다. 이는 체력과 별개로 봐야했던 부분.
어찌됐든 한국은 후반전 1점 리드를 잘 지키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100% 만족할 수 있는 김 감독의 용병술이었다.
송클라(태국)=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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