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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죽지마,희망은 있어" '우승청부사'김기희"울산팬 위해 우승하고싶다"[ACL인터뷰]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0-12-18 09:03


사진=프로축구연맹 정재훈


"팬들의 진심어린 응원이 큰 힘이 됐다. 꼭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고 싶다."

울산 현대의 '우승청부사' 김기희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을 앞두고 필승의 의지를 전했다.

울산은 19일 오후 9시(한국시각)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스타디에서 펼쳐질 ACL 결승에서 이란 강호 페르세폴리스와 격돌한다. 2018년 ACL 결승 무대를 경험한 페르세폴리스는 이란 자국리그를 4연패한 강팀이다. 2년전 가시마 앤틀러스에 패해 준우승에 그친 페르세폴리스는 이란 프로구단 최초로 ACL 우승에 도전한다. 울산은 2012년 우승 이후 8년만에 결승에 올랐다. 울산은 4강전까지 9경기에서 8승1무, 21골 6실점, 극강의 경기력으로 승승장구했다.




울산의 올 시즌 마지막 승부, ACL 결승전을 앞두고 김기희의 각오가 궁금해진 건 우승을 부르는 행운의 아이콘, '우승청부사'라는 그의 별명 때문이다. 김기희는 K리그 대구FC(2011~2012년), 전북 현대(2013~2015년), 중동리그 알 사일리야(2012~2013년),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2016~2017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시애틀 사운더스(2018~2019년)를 거쳐 올 시즌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소위 '4분 출전'으로 병역특례를 받은 김기희는 가는 팀마다 '우승 복'이 따랐다. 전북에서 3시즌간 80경기에 나섰고 2014~2015시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K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에 상하이 선화로 건너가 2017년 FA컵 우승을 이끌었고, 지난해 MLS 시애틀에서도 한국 선수 최초로 MLS 우승멤버가 됐다. 국가대표로서도 런던올림픽 동메달에 이어 2015년 동아시안컵 우승을 이끌었다. 울산 이적 직후 김기희는 "올해는 우승 운을 울산을 위해 쓰고 싶다"고 말했었다.


리그와 FA컵에서 2번의 준우승 후 삼세번째, 이번에야말로 김기희의 '우승 운'을 쓸 시간이다. 김기희는 "쉽게 오지 않는 기회인 만큼 꼭 우승해 '우승청부사'라는 별명이 계속해서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기희에게 우승의 이유는 한결같이 자신을 믿어준 울산 팬들이다. 지난 10월 25일 파이널라운드, 이겨야 사는 전북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센터백 김기희는 치명적인 백헤더 실수를 범했다. 단 한번의 실수가 승부를 갈랐다. 2년 연속 준우승을 예감케한, 울산에겐 뼈아픈 패배였다. 그러나 팬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 김기희를 믿고 지지했다. 지난달 1일, 광주FC와의 최종전,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엔 '기죽지마. 희망은 있어'라는 팬들의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기희'라는 이름으로 팬들이 지어올린 이행시, 김기희는 ACL 결승전을 앞두고 그날의 팬들을 기억했다. "죄송스러운 마음이 컸다. 지나간 것을 되돌릴 순 없지만 당시 정말 힘든 상황 속에서도 팬들의 진심어린 응원을 받아 많은 힘이 됐다"며 감사를 표했다.

카타르 입성 후 김기희는 7경기 선발로 나섰다. 불투이스와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하며 8연승을 이끌었다. 울산은 8경기에서 3번의 클린시트, 5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빗셀 고베와의 4강전, 수비라인에선 아찔한 실수들이 몇 차례 나왔다. 뒷공간 침투나 크로스 공격에 능한 페르세폴리스와의 결승전을 앞두고 수비 불안에 대한 우려에 기희는 "실수는 어느 팀에서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동료들을 향한 확고한 믿음을 표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가 이렇게 결승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이유는 서로 경기장 안팎에서 대화를 더 많이 하고 다같이 즐기려는 분위기가 형성된 덕이 크다"고 했다.

'베테랑' 우승청부사의 의지는 담담하지만 강력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이런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만큼 중요한 경기다. 이번 경기도 모두가 즐겼으면 좋겠다. 뜨겁게 준비하되, 냉정함을 유지해서 꼭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고 싶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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