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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데얀, 200골 못채우고 K리그 떠나게 되나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1-01-05 10:33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데얀, 200골 기록을 세울 수 있을까.

대구FC는 4일 계약 종료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데얀, 김태한, 임재혁, 이동건, 고태규, 하명래, 이근섭 7명의 선수가 대구 유니폼을 벗게 됐다.

그 중 눈에 띄는 이름은 데얀이다. 데얀은 K리그를 대표하는 외국인 선수이자 레전드로 인정받는 선수다. 2007년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K리그 데뷔를 했고, 이후 FC서울에서 전성기를 보낸 특급 공격수다. K리그에서 12시즌을 뛰며 380경기 198골을 기록했다. 198골은 은퇴를 선언한 이동국의 228골에 이은 최다 득점 2위 기록이다. 3년 연속(2011~2013) 득점왕과 4년 연속(2010~2013) K리그 베스트 11에 선정되고 2013년 리그 MVP를 차지하는 등 K리그에 큰 족적을 남겼다.

하지만 데얀도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30대 후반이 되고 경기력이 떨어지며 서울에 그의 자리가 사라졌다. 2018 시즌 정든 서울을 떠나 라이벌 수원 삼성에 전격 입단하며 화제가 됐지만, 수원에서 경기력으로 자신을 어필하지는 못했다. 두 번째 시즌은 태업 논란까지 겹치며 불명예스럽게 수원을 떠나야 했다.

하지만 이 때 손은 내민 사람이 대구 조광래 사장. 누구보다 데얀을 잘 아는 조 사장은 활동 반경이 줄어들고, 폭발력은 떨어졌지만 골문 앞에서 득점을 챙길 수 있는 천부적인 그의 능력을 믿었다. 데얀은 지난 시즌 대구에서 주로 조커로 뛰며 9골 3도움을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고, 팀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는 등 나름 만족스러운 결말을 맺었다.

하지만 대구는 일찌감치 데얀과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ACL이라는 더 큰 무대에서 승부를 보려면 데얀보다 더 확실한 공격수를 찾아야 한다는 현실에 처했기 때문이다. 에드가가 정상이라면 모를까, 아킬레스건 수술로 언제 복귀할 지 알 수 없는 상황에 풀타임으로 최전방 공격을 이끌 힘과 재능이 넘치는 공격수가 대구에는 필요하다.

결국 대구와 데얀의 동행은 한 시즌만에 막을 내렸다. 이제 40세가 된 데얀이 K리그 다른 팀과 계약을 새롭게 체결할 확률은 높지 않다. 점점 떨어지는 경기력도 그렇고, 이름값이 있기에 몸값도 어느정도 보장해줘야 하는데 조커로밖에 활용할 수 없는 선수에게 많은 연봉을 지불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남은 기록이 아쉽다. K리그에서 198골을 넣은 데얀은 딱 2골만 더 넣으면 역대 두 번째 200골을 기록하는 선수로 이름을 남길 수 있다. 상화이 선화에서 뛰는 김신욱이 132골로 역대 3위 기록 보유자인데, 앞으로 200골 기록을 달성할 선수가 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엄청난 기록이 될 수 있다.


골 뿐 아니라 400경기 출전 기록도 아깝다. 데얀은 380경기를 뛰었다. 이는 K리그 역대 외국인 선수 최다 기록이다. 한 시즌만 더 뛰면 골도, 출전도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충분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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