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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한국말 하면서 동료들이랑 밥먹는 것도, 감독님이 한국말로 지시하는 것도 낯설어요. 그래서 한국 온게 실감이 나고요."
하지만 오재석의 선택은 끝내 인천이었다. 사실 오재석은 지난해 여름부터 K리그팀들의 관심을 받았다. 당시 여러상황이 맞물려 나고야에 둥지를 틀었는데, 이는 신의 한수가 됐다. 결과적으로 오재석이 K리그로 복귀한 계기가 됐다. 오재석은 "지난 6개월 간 나고야에서 일본에 온 이래로 가장 좋은 플레이를 했다. 이 정도면 이제 K리그에 도전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경기력이 올라왔을때 한국에 평가를 받아보자는 생각이 있었다"고 했다.
오재석은 그 중에서도 인천을 택한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설렘'이었다. 오재석은 "모처럼 설레는 마음이 있더라. 물론 힘든 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다시 도전하고 싶었다. 일본에서 우승도 5번이나 해보고, 강등경쟁도 해봤다. 내 경험이 가장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고 했다. 두번째는 '조성환 감독'이었다. 오재석은 "사실 조 감독님과는 특별한 연이 없었다. 전화가 왔는데 인천 상황을 설명하시고, 뒤에 하신 말씀이 인상적이었다. 감독님이 '나도 좋은 감독이 아니고, 아직 인천이 좋은 팀은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 좋은 팀을 만들 자신은 있다. 그 과정에서 너와 함께 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그 말에 마음이 많이 움직였다"고 했다. 이어 "한국 도착해서 자가격리를 한 후 인천 전훈지에 딱 합류하는 순간, 일말의 아쉬움도 사라졌다. 잘 왔구나 싶더라"고 했다.
오재석은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를 접었다. 오로지 '인천'만 생각하고 있다. 그는 "예전 인천만의 색깔을 찾고 싶다. 무엇보다 감독님을 성적으로 지켜드리고 싶다. 조 감독님은 인천을 바꿀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다. 감독님이 오래 계셔야 이 팀이 더 성장할 수 있다. 지금은 영입을 위해 감독님이 고개를 숙이셨다면, 앞으로는 선택을 할 수 있게 하는게 목표"라고 했다. 이어 "일단 감독님은 '상스(상위스플릿)' 이야기를 하시는데 그 목표에 따라 가볼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선수 오재석이 얼마나 성장한지 확인해보고 싶다. 일본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으며 인간적으로는 많이 성장했지만, 축구적으로는 그 기간 동안 얼마나 늘었는지 보고 싶다. 오랜만에 나를 보는 한국팬들에게 '오재석, 아직 살아있구나'를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기회가 되면 대표팀도 다시 한번 노려보고 싶다. 무엇보다 하루 빨리 인천팬들 앞에 서고 싶다"고 했다. (인천은 전훈 기간 내 선수들 대면 인터뷰를 금지하고 있어, 전훈지에서도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거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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