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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제가 많이 낯선 선수죠?"
광양제철남초등학교-광양제철중 출신 1994년생 박정빈은 17세 이하(U-17),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두루 거친 엘리트다. 고등학생이던 2010년 독일 볼프스부르크 유스팀에 입단했다. 2012년 프로계약을 맺은 뒤 그로이터 퓌르트로 임대 이적해 분데스리가 데뷔전을 치렀다. 한국인으로는 손흥민(토트넘)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분데스리가 무대를 밟았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덴마크 리그에서 뛰던 2017년 여름이었다. 프랑스 리그1 이적 얘기가 오가던 중이었다. 그는 비시즌 마지막 연습경기서 부상을 입었다.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이를 악물고 재기에 나섰다. 그는 2019~2020시즌 스위스 세르베트에서 4골-2도움을 기록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리고 2021년. 박정빈은 서울의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첫 발을 내딛는다.
사실 박정빈은 적응의 '달인'이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외국에 혼자 나갔어요. '맨땅에 헤딩'하는 식의 경험이었어요. 처음에는 영어도 아주 간단한 문장밖에 구사하지 못했어요. 발음 때문에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았고요. 그 과정에서 좋은 것, 나쁜 것 다 경험하면서 많이 깨지고 얻어터졌죠. 하지만 그 모든 경험이 제가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게 해주리라 믿어요"라며 눈빛을 반짝였다. 박정빈은 현재 우리말을 비롯해 영어, 독일어, 덴마크어, 프랑스어 등 5개 국어를 구사한다.
프로에서 산전수전 공중전을 겪으며 굳게 버틴 박정빈. 하지만 그에게도 무너질 뻔한 순간이 있었다. 부상 때문이었다. 박정빈은 "부상으로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렸어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간절했던 탓인지 부상을 입었죠. 너무 힘들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그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려고요. 부상 뒤 제가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더욱 감사하게 됐어요. 몸 관리도 더욱 철저하게 하고 있어요. 그리고 재활 당시 평생을 함께 할 배우자를 만났어요.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요.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바뀌는 것은 없잖아요"라고 말했다.
그 누구보다 간절하고,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박정빈의 도전. K리그1, FC서울 유니폼을 입은 각오는 결연했다. "볼프스부르크 유소년팀에서 프로 계약을 하고, 분데스리가에서도 뛰었어요. 달콤함을 맛봤어요. 하지만 반대로 강등의 아픔도 겪었어요. 이런저런 경험들을 통해 제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이 생각했고, 공부도 열심히 했어요. 한국에서 처음으로 뛰게 됐는데 팀에 어울리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서울의 선배들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하고, 최고의 커리어를 가진 분들이에요. 서울은 한국, 아시아를 대표하는 클럽이라고 생각해요. 항상 챔피언이었고, 챔피언이어야 하죠. 많이 배우고 있어요. 잘 적응해서 서울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부상 없이, 팀이 톱3에 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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