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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급하면 체한다.'
'실험'의 연속이다. 국내-외국인 선수 양쪽 모두 그렇다. 국내 선수에서는 '젊은 피' 중심으로 세대교체 실험을 단행하더니 외국인 선수도 '미완전체' 출발을 선택했다.
K리그에서는 외국인 선수를 최소 3명(아시아쿼터 포함 4명) 갖춰놔야 '완전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부산은 일찌감치 외국인 선수 2명으로 새시즌을 출발하기로 결정했다.
수비수 발렌티노스와 측면 공격수 드로젝을 영입한 것으로 외국인 선수 영입시장 문을 일단 닫았다. 작년 시즌 4명 꽉 채우고 시작한 것과 대조적이다.
2부리그로 다시 강등된 마당에 용병 전력을 오히려 축소하는 실험을 선택한 이유는 과거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았기 때문이다. 부산 관계자는 "급하게 먹으면 체할 수 있다. 시간에 쫓겨 구색 맞추는데 급급하기보다 여름 시장을 겨냥해 제대로 된 전력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발렌티노스는 이미 입단 절차를 마쳤고, 드로젝은 오는 18일 2주 자가격리 기간을 마친 뒤 합류할 예정이다. 당초 부산이 예상했던 스트라이커 포지션의 외국인 선수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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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 그동안 용병 스트라이커를 찾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접촉 과정에서 2부리그 팀의 '핸디캡'을 무시할 수 없었고,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가 큰 걸림돌이었다.
시즌 개막이 임박했다고 서둘러 데려오더라도 2주 자가격리 기간을 감안하면 기존 선수들과 손발을 맞춰 볼 시간이 부족했다. 차라리 리그 상반기 이후 여름 이적시장이 다시 열릴 때 검증된 자원을 보강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 또한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당장 2020시즌만 보더라도 부산이 제대로 써먹었던 용병은 호물로와 도스톤백뿐이었다. 1부리그로 복귀한 첫 시즌을 맞아 용병 효과 좀 보려고 머릿수 채우는데 급급했다가 빈치씽코, 헤이스가 '계륵'이 되면서 쓰린 가슴을 움켜쥐어야 했다.
여기에는 국내 스트라이커 육성 전략도 숨어 있다. 페레즈 부산 감독은 울산 현대에서 영입한 젊은 박정인(21)을 이정협의 대체자로 지목하고 올 시즌 핵심으로 키워 볼 생각이다. 박정인의 경험 부족을 보완해 줄 베테랑이 필요했는데 2020시즌 K리그2 득점왕과 MVP를 차지했던 안병준(31) 영입에 성공하면서 최적의 밑그림을 그렸다. 이만하면 용병 스트라이커 없이 이정협 위주로 버텼던 작년 시즌에 비해 떨어질 게 없다는 판단이다.
부산 구단은 "장기적 플랜으로 팀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페레즈 감독과 구단이 공감대를 형성했기에 용병 2명으로 일단 시작하기로 했다"면서 "시즌 하반기에 똘똘한 용병 해결사를 보강하면 팀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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