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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세이셔널' 손흥민(29·토트넘)이 삼일절 K세리머니를 선사했다.
그러나 베일의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고, 'KBS 라인'은 실전에 제대로 가동되지 못했다. 반면 손흥민과 케인은 리그 13골을 합작하며 EPL 역대 최강 듀오로 공인받았다. 조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인내심을 갖고 베일을 기다렸다. 유로파리그에 주로 출전시키면서 감각을 끌어올렸다.
토트넘이 최근 리그 6경기에서 5패를 기록하며, 9위까지 내려앉은 상황, 무리뉴 경질설, 후임설까지 나온 가운데 15위 번리전에 'KBS라인'이 모처럼 선발로 나섰다. 무리뉴 감독은 유로파리그에서 부활한 베일을 승부처에서 보란 듯 내세웠고, 베일은 그 기대에 보답했다.
손흥민의 번리전 강세 역시 이어졌다. 손흥민은 2019년 12월 번리전 70m 단독 드리블 골로 2020년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을 받았다.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최고의 골로 기록됐다. 지난해 10월 27일 6라운드 번리 원정서도 헤딩 결승골로 1대0 승리를 이끈 손흥민이 이날 전반 2분도 안돼 베일의 선제골을 이끌며 신화를 이어갔다.
기세를 탄 토트넘 공격라인이 쉴새없이 몰아치더니 전반 15분 쐐기골까지 터졌다. 이번엔 베일-케인의 눈빛이 통했다. 베일이 쏘아올린 대지를 가르는 택배 크로스를 케인이 강력한 대포알 슈팅으로 밀어넣었다. 케인이 리그 14호골을 터뜨렸다. 토트넘은 불과 15분만에 손흥민-베일-케인 라인이 2골을 합작했고, 전반 31분 루카스 모우라의 쐐기골까지 터졌다. 전반을 3-0으로 마쳤다.
후반 10분 손흥민과 베일의 눈빛 호흡이 다시 한번 빛났다.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 치고 달리며 반대쪽 베일을 향해 정확한 패스를 건넸다. 베일이 왼발로 깔끔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멀티도움, 베일의 멀티골이었다. 손흥민이 2도움, 베일이 2골 1도움, 케인이 1골, 루카스 모우라가 1골을 기록하며 토트넘은 4대0으로 완승했다. 'KBS 라인'의 주거니 받거니 활약속에 연패를 끊어냈고, 위기의 무리뉴를 구원했다.
경기 직후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베일은 "내 폼이 돌아왔다(My form is back). 팀을 도울 수 있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해리 케인, 손흥민과의 호흡에 대해 질문에 베일은 "그들과 함께 뛰기 위해, 그들과 함께 이런 플레이를 하고 싶어서 이곳에 온 것"이라며 확고한 믿음을 표했다. 베일의 부활을 이끈 '특급 도우미'손흥민 역시 "베일은 세계적인 선수다. 베일도 정말 열심히 준비해왔다. 함께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팀에 도움이 된다"며 뿌듯함을 전했다.
한편 이날 경기 종료 후 EPL 사무국이 발표한 경기 MVP '킹오브더매치' 투표에선 손흥민이 팬 55.3%의 지지속에 1위에 올랐다. 2골 1도움으로 완벽 부활을 알린 베일(39.3%)보다 16%나 높은 지지를 받았다. 베일, 케인과 환상 호흡 속에 손흥민은 리그 25경기에서 13골 8도움, 최고의 페이스를 이어가게 됐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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