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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친정 광주FC로 돌아온 윤보상(28)은 서른이 가까운 나이에도 선수가 '진화'할 수 있단 걸 몸소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활약의 비결과 달라진 점을 구체적으로 묻자 지난해부터 일어난 일들을 열거하기 시작했다.
윤보상은 지난해 제주에서 발등 인대 부상과 힘겨운 주전 경쟁 등으로 인해 1경기 출전에 그쳤다. 지난시즌을 마치고 거취가 결정나지 않은 시점에 경기도 모처에서 자비를 들여 한달 반 동안 합숙 특훈을 하며 '부활'을 준비했다. 지난 2월 때마침 '친정팀' 광주의 김호영 감독이 '콜'을 보냈다. 필드에 나가 골키퍼 장갑을 끼고 싶었던 윤보상은 2016년 프로 데뷔한 광주로 3년만에 돌아왔다. 광주에선 이승준 골키퍼 코치의 철저한 관리와 이 코치가 고안한 반응 훈련 덕에 개막에 맞춰 폼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윤보상은 수원 삼성과의 개막전에서 상대의 23개 슛(유효슛 10개) 중 8개를 혼자 힘으로 막았다. "1년을 쉰 선수가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게 기적처럼 느껴졌다"는 윤보상은 이후 출전한 4경기에서 4-4-4-3개의 선방을 기록했고, 팀은 윤보상이 출전한 5경기에서 6골을 내줬다. 윤보상은 강등 전력으로 평가받는 광주가 그나마 버틸 수 있는 힘이었다.
최후방을 담당하는 윤보상이 빛난다는 말은 아이러니하게도 팀이 정상적으로 안돌아간다는 얘기도 된다. 광주는 예상보다 전력이 탄탄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결과를 따내지 못하고 있다. 6라운드 현재 승점 4점으로 최하위 수원 FC(3점)를 승점 1점차로 따돌리고 가까스로 최하위는 면했다. 하지만 윤보상은 "보통 2연패를 하면 팀 분위기가 다운돼야 하는데, 이 팀은 신기하게도 그렇지 않다. 감독님의 능력인 것 같다. 지금은 경기력적인 측면에서 광주를 무시하는 팀은 한 팀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릴 강등후보로 여겼지만, 이제 판도가 달라졌다"고 말한다. 윤보상은 "우리 팀엔 스타 플레이어가 없다. 다들 뛰고 싶어서 온 간절한 선수들이다. 두 명의 외인 선수(헤이스와 알렉스)가 팀에 합류했는데, 실력이 굉장하다. 기대가 된다. 광주 FC의 축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윤보상의 활약도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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