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일전 참패 그후]KFA 대안 솔루션 골머리, 벤투호엔 토종 '제갈량'이 필요하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21-03-29 19:30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요코하마 참사'로 끝난 한-일전 패배 이후 대한축구협회는 수습책 마련에 들어갔다. 축구협회가 자리한 축구회관의 분위기는 침울하다. 수뇌부는 실망한 축구팬들이 납득할만한 원인 분석과 향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한국 축구 A대표팀은 2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일본 '사무라이 블루'와의 원정 친선 A매치에서 0대3 완패하고 돌아왔다. 우리의 주축 전력인 손흥민 황의조 황희찬 김민재 등이 빠진 태극호는 유럽파 9명을 부른 일본에 속절없이 무기력하게 와르르 무너졌다. 경기전 전문가들과 해외 베팅업체들의 전망이 너무 딱 맞아 떨어져 놀랄 정도로 전력차가 내용과 결과로 그대로 이어졌다. 우리 팬들은 투지 마저 사라진 벤투호에 크게 분노했고, 대한축구협회는 정몽규 회장 명의로 긴급 사과문까지 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한-일전 결과와 내용이 코로나19로 가려졌던 벤투호의 실체를 제대로 점검하고, 남은 카타르월드컵 지역예선을 제대로 준비할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순히 손흥민 등 유럽파가 빠졌기 때문에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결과였다고 자위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축구협회가 A대표팀에 대한 지원 및 관리 프로세스 등을 포괄적으로 진단하고 수정해야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축구협회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오는 6월에 국내에서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잔여 경기가 열린다. 4경기를 치른 현재 한국은 H조 2위다. 투르크메니스탄과 스리랑카를 제압했고, 원정서 북한과 레바논에 무득점으로 비겼다. 조 1위를 해야 최종예선에 직행한다. 이어서 아시아 최종예선이 열린다.

월드컵 아시아예선을 쉽게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우리나라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가는 과정에서 아슬아슬한 고비를 수차례 넘겼다. 특히 최종예선 과정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중도 경질됐고, '소방수' 신태용 감독으로 어렵게 본선 티켓을 따냈다. 월드컵을 경험한 한 축구인은 "지금 벤투 감독과 슈틸리케 감독을 비교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이번 한-일전에서 참패했지만 오는 6월에 베스트 전력으로 안방에서 경기를 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잘 할 수 있다. 하지만 2차예선을 넘어 최종예선에 가면 또 위기가 닥쳐올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에 종합적인 검토와 시스템을 점검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 수뇌부가 취할 수 있는 수습 솔루션(해결책)은 몇 가지가 있다. 아주 새롭거나 극단적인 방법을 취할 상황은 아니라는 게 축구협회 안팎의 중론이다. 주축 선수들을 전면 교체해 새롭게 판을 짤 상황은 아니다. 주축들의 면면을 크게 바꿀 수 있는 선수 풀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A대표팀은 선수를 키울 수 있는 곳이 아니라 클럽에서 잘 하는 선수를 뽑아 적재적소에 투입해서 결과를 내는 대표 집단이다. 결국 쇄신할 수 있는 부분은 코칭스태프와 지원 조직이다. 벤투 감독과 그의 포르투갈 출신 코칭스태프는 테크니컬 측면에서 수준이 높은 전문가들이 맞다. 2018년 8월 선임 과정에서 검증이 됐다고 본다. 그런데 이들이 아직 아시아축구를 완벽하게 이해했고, 태극전사들을 잘 뽑아 최강의 팀으로 꾸릴 수 있다는 것엔 의문 부호가 달린다. 2019년 아시안컵 8강에 그쳤다. 한국을 상대로 수비라인을 내려서는 아시아 팀들을 상대로 '후방 빌드업' 축구를 완성해 우리 팬들이 인정할만한 내용과 결과를 내줄 지가 포인트다. 결국 외국인 감독을 효과적으로 보좌할 똑똑한 토종 코치진의 보강 얘기가 나올 수 있다. 물론 지금 벤투호에는 최태욱 코치 등이 있다. 그렇지만 위기 상황에선 최태욱 코치 이상의 풍부한 경험과 토종 선수들에게 강한 동기부여를 해줄 한국인 코치가 더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벤투 감독과 토종 코치 간 알력 다툼 등 불협화음이 나올 수도 있다. 그 조정은 협회 프런트 조직에서 하면 된다. 이번에 K리거 차출 과정에서 K리그 소속팀과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됐다는 지적도 연륜있는 토종 코치가 있었다면 더 매끄럽게 풀렸을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재테크 잘하려면? 무료로 보는 금전 사주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