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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손흥민까지 침묵했다면 토트넘은 어쩔 뻔 했나.
양팀은 런던 북쪽 지역에 홈구장을 갖고 있는 전통의 라이벌. 다른 경기는 패할 수 있어도 이 북런던 더비만큼은 절대 지면 안되는, 양팀에게는 엄청난 의미가 담긴 경기였다.
상황도 묘했다. 토트넘은 개막 3연승 후 2연패로 갑작스레 무너졌다. 손흥민의 부상 후유증 영향이 있었다. 반대로 아스널은 개막 3연패 후 미켈 아르테타 감독 경질설이 나올만큼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 라이벌전을 앞두고 2연승으로 분위기를 탔다. 양팀 모두 서로를 밟고 일어서야 했다. 토트넘은 연패를 끊기 위해, 아스널은 연승을 이어가기 위해.
전반 12분 사카가 오른쪽 측면을 무너뜨린 뒤 완벽한 크로스를 건넸고, 스미스 로우가 선취골을 만들어냈다. 일찌감치 선제골이 나오자 분위기를 탄 아스널은 더욱 무섭게 토트넘을 몰아쳤다. 전반 27분과 34분 피에르 오바메양과 사카의 연속 추가골이 터졌다.
토트넘은 중원의 델리 알리, 탕기 은돔벨레가 뛰고 있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중원이 마비되자 최전방 공격수들 역시 할 게 없었다. 손흥민도 전반 22분 왼쪽 측면을 돌파해 강력한 슈팅을 때린 장면을 제외하고는 조용했다.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도 마찬가지였다.
후반에는 그나마 토트넘의 경기력이 조금 나아졌다. 볼 점유율, 공격 빈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아스널의 탄탄한 경기력은 떨어지지 않았다. 가브리엘 마갈레스, 도미야스 타케히로가 합류한 후 완전히 달라진 아스널 수비벽은 뚫기 쉽지 않았다. 특히 이날 경기는 한국의 손흥민, 일본의 도미야스 미니 한-일전으로 주목을 받았다. 왼쪽 윙어인 손흥민과 라이트백 도미야스는 계속 충돌할 수밖에 없는 포지션이었다.
토트넘은 아스널전을 앞두고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 첼시전에서 연속 0대3으로 대패했다. 아스널전까지 0대3으로 완패할 위기였다. 그나마 영패를 면하게 한 건 손흥민이었다. 후반 34분 세르히오 레길론의 크로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시즌 3호골로 만들었다. 손흥민의 골마저 터지지 않았다면 토트넘은 중요한 더비에서 최악의 굴욕적인 패배를 당할 뻔 했다.
토트넘은 2003년 이후 18년 만에 3경기 연속 3실점 이상을 기록하는 수모를 겪었다. 리그 순위도 11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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