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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첫 술은 1승1무, 절반의 성공이었다. 하지만 미소보다 아쉬움이 더 진했다.
더 이상 후회는 의미가 없다. 이제부터 더 냉정한 결과로 얘기해야 한다. 승점 6점이면 최상이지만, 4점도 나쁘지 않다. 그 아래면 상황은 또 달라진다.
걱정 반, 기대 반이다. 파울로 벤투 감독이 1~2차전의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선 객관적이면서도 과학적인 현실 자각이 선행돼야 한다. 간절한 위기 의식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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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결국 레바논전을 앞두고 오른쪽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했다. 손흥민 뿐이 아니다. 중동에서 뛰는 남태희(알두하일)는 이라크전 후 햄스트링과 서혜부 근육 부상으로 소집 해제됐다. 황의조(보르도) 황희찬(울버햄턴) 등도 예외는 아니다. 이들 또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욕심이 화를 부를 수 있다. 벤투 감독은 시리아와 이란, 2연전에 대비한 틀을 구축해야 한다. 더구나 이란전은 원정도 원정이지만 고지대와도 싸워야 한다
한국 A대표팀에 '통곡의 성'인 아자디스타디움은 해발 1273m에 자리잡고 있다. 강원도 치악산 정상인 비로봉의 해발이 1288m다. 비로봉에서 경기를 치른다고 생각하면 된다.
남미지역 월드컵 예선이 열리는 볼리비아의 라파스(해발 3600m), 에콰도르 키토(해발 2800m)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고지대라는 현실은 부인할 수 없다. 고지대에선 산소의 양은 비슷하지만 밀도가 낮아져 똑같이 숨을 쉬어도 산소 섭취가 힘들어진다. 혈관을 타고 운동하는 근육으로 전달되는 산소량이 평지에 비해 줄어든다. 스포츠정책과학원에 따르면 해발 1000m당 10%의 운동능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아자디스타디움의 경우 운동능력이 약 13% 저하된다.
'두 개의 심장'을 가졌다고 할 정도로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자랑하는 박지성도 현역 시절 한계를 느낀 경기장이 바로 아자디스타디움이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허정무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A대표팀이 이곳에서 단 1승도 수확하지 못하고 2무5패를 기록한 것은 결코 무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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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은 "해외파 선수들이 어떤 상태로 합류하는지 봐야겠다. 우리는 최선의 방법으로 관리할 뿐이다. 우리에겐 성취할 목표가 있고, 다른 목표는 없다. 항상 최고의 선수로 매 경기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고의 선수'는 이름값이 아닌 컨디션으로 판단돼야 한다.
벤투 감독은 여전히 '물음표 지도자'로 각인돼 있다. 선택은 감독의 몫이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선 더 이상의 시행착오는 통용되지 않는다. 지금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시간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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