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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연령별 월드컵 호령하던 韓, '감독도 공석' 연령별 공백에 우려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1-10-27 11:56 | 최종수정 2021-10-27 13:05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정확히 2년 전. 대한민국 축구는 연령별 대표팀의 연이은 선전에 환호했다.

2019년 10월. 대한민국 17세 이하(U-17) 대표팀은 브라질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에서 8강 무대를 밟았다. 유망주들의 '쇼케이스 무대'로 불리는 U-17 월드컵에서 제 기량을 마음껏 뽐낸 것이다.

앞서 6월에는 20세 이하(U-20) 대표팀이 폴란드에서 펼쳐진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기록했다. 한국 남자 축구가 FIFA 무대에서 처음으로 시상대에 올라선 순간이었다. '에이스' 이강인은 대회 MVP인 골든볼을 차지했다.

연령별 월드컵을 주름 잡았던 리틀 태극전사들. 무럭무럭 성장했다. U-20 월드컵 준우승 멤버 조영욱(FC서울) 오세훈(울산 현대) 엄원상(광주FC)은 프로 팀에서도 핵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고재현(서울 이랜드) 이규혁(충남아산) 최 준(부산 아이파크)은 황선홍 감독의 부름을 받고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합류했다.

U-17 멤버들도 매섭다. 이제 막 프로에 입문했지만, 위대한 도전을 펼치고 있다. 정상빈(수원 삼성)은 '한국의 킬리안 음바페'로 불리며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엄지성(광주) 역시 팀의 핵심으로 맹활약 중이다. 정상빈과 엄지성은 '하나원큐 K리그1 2021' 영플레이어상 강력 후보로 꼽힌다. 이태석과 이한범은 FC서울의 차세대 수비 자원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그로부터 2년이 흘렀다. 한국의 연령별 대표팀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2021년 예정됐던 모든 대회가 2023년으로 밀렸다. 대회가 사라지자 훈련도 자취를 감췄다. 현재 남녀 U-20, U-17 사령탑도 공석이다. 협회 관계자는 "U-20, U-17 대표팀 감독은 공석이 맞다. 23세 이하(U-23) 대표팀과 달리 대회가 내년에 잡혀있다. 시간을 두고 선임할 계획이다. 현재 해당 연령대 선수들은 전임지도자들이 살펴보고 있다. 17세와 18세는 최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A관계자는 "코로나19 특수 상황으로 대회가 밀렸다. 하지만 그 이유로 연령별 대표팀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것은 사실이다. 청소년기 선수들은 성장 속도가 빠르다. 지속적인 관찰로 선수 풀을 넓혀야 한다. 현재 그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걱정했다.

B관계자 역시 "2년 전 한국 연령별 대표팀이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하루아침에 거둔 성과가 아니다. 협회의 연령별 시스템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어린 선수들이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데이터를 축적했다. 아낌없는 투자로 선수들이 경험을 쌓으며 성장했다. 연령별 대회는 2년 주기다. 선수단도 2년 단위로 돌아간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이유로 2년을 흘려보냈다. 다시 틀을 잡고, 시스템을 만들어 가야 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C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국제 대회는 물론이고 국내 대회도 제대로 열리지 않은 시기가 있다. 매우 이례적인 상황인 것은 맞다. 하지만 현재 협회의 유스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 코로나19 핑계로 유스 시스템이 멈춰 섰다는 우려가 있다. 새 집행부가 들어선 시기와 맞물려 현장에서는 각종 추측도 나오고 있다. 결국은 더 늦기 전에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는 A대표팀뿐만 아니라 연령별 대표팀에도 깊은 관심을 쏟았다. 협회는 전임지도자 제도를 도입했다. 골든에이지부터 이어지는 철저한 계획 아래 적극적인 투자로 풀을 넓혔다. 그러나 현재는 코로나19에 막혔다는 이유로 황금같은 2년을 흘려보내고 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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