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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아내가 왜 은퇴를 먼저 예고하고 시작하느냐고…."
마지막 시즌을 준비하는 만큼 염기훈의 각오는 더욱 단단하다. 그는 "아들과 딸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하지만 아들이 나를 보면서 축구선수의 꿈을 가졌다. 아마 가장 슬퍼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은퇴를 예고한다는 것이 조심스러웠다. 내게는 팬들과 서로 이별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은퇴를 예정하고 훈련하다보니 그 어느 때보다 동기부여가 강하다. 마지막을 멋지게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웃었다.
염기훈은 2010년 수원으로 이적한 뒤 만개했다. 그는 2021시즌 K리그 통산 4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웠다. 수원 소속으로 통산 최다 출전 1위(392경기), 대한축구협회(FA)컵 역대 최다 출전 1위(43경기)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K리그에서 통산 77골-110도움을 기록해 K리그 최초 80-80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축구 인생 1장의 마무리를 준비하는 염기훈은 아직도 여전히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구단이 공식 발표한 1월 유니폼 판매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염기훈은 "항상 마음에 갖고 있는 장면이 있다. 2016년 홈에서 수원FC전에 4대5로 패한 적이 있다. 팬들에게 이런 모습 보이지 않으려면 운동장에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런 상황을 만든 게 가장 후회스럽다"고 돌아봤다. 이어 "팬들에게 운동장에서 큰 환호를 받았던 게 이제는 마지막이다. 많이 슬프다. 코로나19가 길어져 육성 응원이 금지됐다. 은퇴하는 날에는 육성 응원이 가능해 응원콜을 받으면서 은퇴하고 싶다. 혼자가 아닌, 선수들 모두가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즐겁게 웃으면서 헤어질 수 있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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