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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소녀들에게,당신도 할수있어요!" '9만1533명'여축 사상최다관중 누캄프의 메시지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2-03-31 10:08


출처=바르셀로나 페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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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성지' 누캄프에서 또 하나의 위대한 여자축구 역사가 새겨졌다. 여자축구 유럽챔피언스리그(UCL)에 사상 최다 9만1533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31일(한국시각) 바르셀로나 누캄프에서 열린 2021~2022시즌 여자 UCL 8강 2차전에서 '디펜딩 챔프' 바르셀로나 페메니와 레알 마드리드 페메니노가 격돌했다. 라리가 축구 퀸을 가리는 빅매치. 1차전에서 3대1로 승리했던 바르셀로나가 2차전에서 레알을 5대2로 꺾고 2전승을 기록했다. 1-2차전 합산 스코어 8대3, 라이벌전을 완승으로 장식하며 4강행을 확정 지었다. 바르셀로나 페메니는 아스널 위민(잉글랜드)-W볼프스부르크(독일)전 승자와 UCL 4강에서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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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보다 더 뜨거웠던 건 여자축구 열기로 활활 타오른 현장 분위기. 이날 여자 엘클라시코엔 무려 9만1553명의 팬들이 입장했다. 1999년 미국 여자월드컵당시 미국-중국 결승전 역대 최다 관중 9만195명 기록을 23년만에 훌쩍 뛰어넘었다. 여자축구 클럽 레벨 경기에서 이전 최다 관중은 2019년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세 열린 바르셀로나-아틀리코마드리드전 6만739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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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는'누캄프, 최다관중 기록 깬 여자축구 마법의 밤'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역대 최다 관중 앞에서 레알마드리드를 상대로 짜릿한 승리를 낚아챈 '바르셀로나 주장' 알렉시아 푸텔라스의 "마법같다(Magical)"는 벅찬 소감을 그대로 따왔다.

누캄프에서 바르셀로나 남자팀을 보며 꿈을 키워온 푸텔라스는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직후 2021년 여자 발롱도르를 수상한 '레전드' 미드필더다. 푸텔라스는 9만 최다 관중이 운집한 뜨거운 봄밤 경기장에서 "할 말을 잃었다(speechless)"고 했다. "정말 마법같은 밤이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팬들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으려 했다. 승리를 함께 축하하면서 팬들과 우리 사이에 특별한 교감이 오갔다"고 덧붙였다. "오늘 정말 많은 소녀팬들과 어린이 팬들을 봤다. 그들의 눈속에 불꽃이 타오르는 걸 봤다. 역사의 한 부분이 되는 어메이징한 순간이었다"며 감격을 전했다.

'바르셀로나 에이스' 아이타나 본바티 역시 "우리팀은 최근 놀라운 경험들을 많이 했다. 특히 지난해엔 유럽챔피언스리그 트로피도 들어올렸다. 하지만 오늘이 더 특별하다"며 진심을 전했다. "꽉찬 누캄프와 함께 역사를 썼다. 엄청난 일"이라며 활짝 웃었다.

조나탄 기라데즈 바르셀로나 감독은 "나는 경기전 선수들에게 '오늘 경기는 단순히 4강에 진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우리 팬들을 위한 최고의 쇼를 보여줘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오늘 밤 우리는 그 일을 해냈다"며 팬들을 향했던 5대2 대승의 의미를 전했다. "우리는 오늘을 우리 인생에서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오늘 경기는 '마법'이었다. 오늘 밤 우리가 느낀 이 모든 감정을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감정을 애써 추스렸다. 패장이 된 적장 알베르토 토릴 역시 "위대한 관중들, 여자축구 축제의 밤이었다"며 공감했다. "뛰어난 두 팀이 이기기 위해 싸웠고, 끊임없이 공격했고, 엄청난 관중이 함께 했다. 여자축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계속해서 발전하고 또 발전할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출처=바르셀로나페미니
바르셀로나 구단은 이날 유럽에서 가장 큰 스타디움을 여자축구 팬들로 가득 채운 후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띄웠다. 관중석을 물들인 대형 카드섹션 문구는 'more than empowerment(권한, 그 이상)'이었다. 단순한 권한 이상의 실질적 양성평등. 더 평등한 세상을 향한 여자축구의 분투를 응원하고 지지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바르셀로나 구단은 이렇게 썼다. "전세계 어린 소녀들의 꿈을 일깨우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냅니다.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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