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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2022년 카타르월드컵은 11월 열린다. 늘 6월에 열린 것과 다르다. 5개월을 늦춘 이유는 더위 때문이다. 중동인 카타르는 6월에도 덥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대륙간 플레이오프가 열렸던 13일과 14일. 한 낮 최고 기온은 섭씨 43도까지 올라갔다. 11월에도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는다. 카타르 11월 평균 최고 기온은 31도 정도다. 그래도 경기를 못할 정도는 아니다. 유럽의 여름도 이에 못지 않게 덥기 때문이다.
체험에 앞서 루사일 아이코닉스타디움에서 카타르월드컵 냉각 시스템의 설계자 '닥터 쿨' 사우드 압둘가니 박사를 만났다. 그는 8개 각 경기장의 상황에 맞는 냉각 시스템을 만들었다. 공기 순환이 핵심이다. 압둘가니 박사는 "자동차와 비슷하다. 외부공기가 구멍이 작은 필터로 들어가서 먼지를 차단하고, 깨끗한 공기가 들어온다. 그리고 이를 차갑게 해서 공기층을 만든다. 자연히 뜨거운 공기층은 경기장 위로 올라간다. 경기장 내 찬 공기를 순환시키며 시원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피치 사이드에는 큰 공기 구멍이 있었다. 이곳으로 시원한 바람이 들어왔다. 그리고 각 경기장 좌석마다에도 작은 바람구멍이 설치되어 있었다. 여기에서도 시원한 바람이 흘러나왔다. 결국 이들 바람으로 인해 시원한 공기가 경기장을 가득 메우는 원리다. 압둘가니 박사는 "선수들은 약 20~22℃ 사이의 쾌적한 온도에서 경기를 펼칠 수 있다. 지켜보는 관중도 시원함을 느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쉽게도 당시 루사일 경기장에서는 아직 에어컨 시스템을 가동하지 않았다. 실전에서의 검증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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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가 열리는 13일과 14일 오후 7시. 아흐메드 빈 알리스타디움을 찾았다. 해는 떨어졌지만 여전히 뜨거웠다. 기온은 31도. 취재석에 앉았다. 뭔가 등 뒤쪽에서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었다. 바람 구멍으로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고 있었다. 시원함이 느껴지면서 다소 체온이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10분여가 지나니 더위가 사라졌다. 전반전이 끝날 무렵 얇은 가디건을 꺼내입었다. 에어컨 경기장은 효과가 있었다.
다음날 15일 알 자누브스타디움으로 향했다. 오후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더위가 엄습했다. 경기장 좌석에 앉았다. 이틀간의 경험으로 좌석이 시원할 것 같다는 느낌이 본능적으로 들었다. 적중했다. 좌석 뒤 바람구멍에서 바람이 솔솔 흘러나왔다. 더위를 식힐 수 있었다.
경기장 관계자가 그라운드로 내려오라고 요청했다. 피치 위 큰 바람 구멍이 있었다.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있었다. 관계자는 손에 온도계를 쥐고 있었다. 손을 들어 태양쪽으로 들어올렸다. 31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리고 큰 바람 구멍 쪽으로 향했다. 온도계는 실시간으로 떨어졌다. 바람 구멍 바로 앞에 놓자 20도로 떨어졌다. 바람 구멍 안으로 기온계를 넣자 18도를 가리켰다. 취재진은 모두 엄지를 치켜세웠다. 관계자는 너털 웃음을 지었다. 11월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내에서 더위를 찾기 어려울 것 같다. 도하(카타르)=이 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