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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축구]최재영 선문대 감독, ‘안익수 후임’ 우려-부담 뚫고 정상 등극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2-07-18 17:01 | 최종수정 2022-07-19 06:05



사진제공=한국대학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대학축구연맹

[태백=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나는 목소리로밖에 다가갈 수 없어서…." '우승 사령탑' 최재영 선문대 감독(39)이 쉰 목소리로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선문대는 18일 강원 태백의 태백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조선대와의 태백산기 제17회 1, 2학년대학축구연맹전 결승에서 2대1로 승리했다. 선문대는 2006년 이후 무려 16년 만에 왕좌를 탈환했다. 반면, 조선대는 창단 첫 우승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선문대는 '무패' 우승을 완성했다. 조별리그에서 용인대(2대1)-제주국제대(2대0)를 제압했다. 16강에선 신성대를 7대1로 완파했다. 8강에선 광주대에 2대0 승리를 챙겼다. 4강에선 홍익대와 겨뤘다. 두 팀은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승부차기 끝 선문대가 5-3으로 승리했다. 결승에서도 웃으며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경기 뒤 최 감독은 "이번 대회 스쿼드가 약해서 출전 여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기회를 받지 못한 선수가 많아서 출전했다. 그 간절함이 결과로 나타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2학년은 2명에 불과했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초반부터 기싸움이 벌어졌다. '0'의 균형을 깬 것은 선문대였다. 전반 6분 이은표가 강렬한 중거리포를 완성했다. 1-0으로 앞섰다. 조선대가 반격에 나섰다. 후반 21분 이원준이 득점으로 연결했다. 경기는 1-1 원점으로 돌아갔다. 일진일퇴 공방전이 펼쳐졌다.

막판 뒷심에서 선문대가 웃었다. 선문대는 후반 40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동원이 강력한 중거리포로 조선대의 골망을 흔들었다. 리드를 잡은 선문대는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우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최 감독은 "체력 저하도 있었지만, 1학년들이 많아서 심리적 압박을 느꼈던 것 같다. 전반이 끝난 뒤 '이 기회는 또 다시 오지 않는다. 즐기면서 하자'고 동기부여를 했다. (선수들에게) 운동장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시간을 허용했다. 경기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다. 나는 목소리로밖에 다가갈 수 없다. 디테일하게 잡아줘야 한다. 선수들과 맞춰 나가야 한다. 더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어디서든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어린 선수 육성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성남FC 18세 이하(U-18) 수석코치, 동아대 수석코치, 경남FC U-18 수석코치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말 선문대 지휘봉을 잡았다. FC서울 사령탑에 오른 안익수 감독의 후임이었다. 안 감독은 선문대를 이끌고 2020년 U-리그 왕중왕전, 2021년 춘계대학축구연맹전, 추계대학축구연맹전 우승을 이끌었다. 최 감독을 향한 우려의 시선은 당연했다.


그는 "선문대에 올 때 주위에서 걱정이 많았다. 나는 내 축구를 믿고 있었다. 조직적이면서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끊임없이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자신 있었다. 안 감독께서도 우승했다고 하면 뿌듯해하지 않으실까 싶다"며 웃었다.

이제 시작이다. 최 감독은 "우승했지만 아직 내 눈에는 부족한 게 많다. 돌아가서 처음부터 다시 준비하겠다. 8월 열리는 제58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에는 3~4학년 7~8명이 합류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성적이 좋아서 고학년들이 다 빠져 나갔다. 다행히도 1학년들이 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태백=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태백산기 제17회 1, 2학년 대학축구연맹전 수상 내역

최우수선수상=김하민(선문대)

우수선수상=안태윤(조선대) 권기찬(홍익대) 정용희(용인대)

득점상=이동원(선문대·6골)

수비상=정성우(선문대)

골키퍼상=김동화(선문대)

도움상=3명 이상으로 시상 없음

수훈상=최승호(조선대)

최우수지도자상=최재영 감독, 임성현 코치(선문대)

우수지도자상=한영일 감독, 박 철 코치(조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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