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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1983년 출범한 한국 프로축구가 내년 '불혹'을 맞는다. 5개 구단으로 출발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9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흘렀다.
그러나 성남이 정치 권력의 늪에 빠지면서 배가 산으로 가고 있다. 성남의 구단주는 선출된 권력인 성남시장이다. 전전임 시장의 '비리 의혹'에 당을 달리하는 현 시장이 손절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축구는 축구일 뿐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단지 '축구가 힘이 없다'는 이유로, '꼴찌를 한다'는 이유로 정치 논리를 내세워 매각 혹은 해체한다면 살아 남을 시민구단은 단 한 팀도 없다.
드라마 '미생'에서 장그래의 제안처럼 만약 비리가 있다면 그 것만 걷어내면 된다. 지방자치단체가 프로구단을 소유하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축복'이다. 오로지 성적에만 얽매이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체계적으로 팀을 운영한다면 최고의 문화 콘텐츠로 육성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서도 '낙하산'으로 통용되는 권력의 힘은 최소화돼야 한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축구를 문화 상품으로 보고 접근한다면 또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다. 시민들의 삶의 질을 융성하게 만드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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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울산에도 아픔은 있다. K리그 우승이 단 2차례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3시즌 연속 정상 문턱에서 좌절했다. '만년 2위'의 설움을 달고 있다. 그래도 울산은 축구라는 본연의 가치를 결코 잊지 않고 있다. 묵묵히 그 길을 걷고 있는 '명가 중의 명가'다.
"앞으로도 울산의 모든 승리가 K리그의 최초 기록이 되도록 하겠다. 600승이라는 전인미답의 고지까지 함께해 준 팬, 선수, 관계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전한다." 김광국 울산 대표의 울림이다.
공든탑도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 권력은 유한하고, 축구는 무한하다. '매각 철회'를 울부짖는 팬들의 목소리를 성남시장은 결코 간과해선 안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