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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다가 아니라 해야 한다." "대구라는 자부심을 지켜줘."
중국으로 북상중인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비바람이 쏟아진 이날, 대구 팬들은 악천후를 뚫고 제주 원정을 불사했다. 정규리그 단 2경기(13일 제주, 18일 FC서울)를 남겨둔 상황, 대구는 리그 12개팀 가운데 11위다.
2018년 '대팍 신드롬' 이후 매시즌 파이널 A를 지켰고, 절대 에이스 세징야의 활약에 힘입어 약진을 거듭했고, 지난 시즌 3위에 오르며 ACL 진출 쾌거까지 달성한 대구가 올 시즌 4년 만에 파이널B로 내려앉았다. 그것도 모자라 11위까지 추락했다.
가마 감독이 전격 경질된 후 최원권 감독대행이 소방수로 나섰지만 시련은 계속 이어졌다. 지난 3일 포항에 1대4로 패한 직후 7일 '최하위' 성남을 상대로 1대0으로 승리하며 12경기 무패를 끊는 데 성공했지만 결국 한가위인 10일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0대5로 대패하며 팬들의 분노가 대폭발했다.
그리고 이날 제주전, 대구 팬들은 경기 2시간 전부터 비바람을 뚫고 제주월드컵경기장에 자리했다. '할 수 있다'에 빨간줄을 좍좍 그은 후 '해야 한다'는 당위로 절박함을 표했다. '대구라는 자부심' 플래카드 옆에 '(대구라는) 자부심을 지켜줘'라는 격문을 내걸었다.
그러나 '안방의 5위' 제주(승점 45) 역시 파이널A 확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진작에 파이널A를 달성할 것같았던 제주가 포항, 인천보다도 밀렸다. 6위 강원(승점 42), 7위 수원FC(승점 41), 8위 FC서울(승점 38)과 '톱6 경쟁'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8월 4경기 무승의 슬럼프를 딛고 직전 김천전 승리로 반전에 성공한 제주는 대구를 상대로 '윗물'을 확정 지을 각오다. 18일 강원FC 원정 이전에 맘 편하게 파이널A 티켓을 따야 한다. '이겨야 사는' 벼랑끝 승부다.
제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