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프리뷰]'심정지 5분→기적같은 복귀' 에릭센의 월드컵 꿈이 이뤄진다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2-11-21 16:22 | 최종수정 2022-11-21 16:29


AFP연합뉴스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22일 밤 10시,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릴 2022년 카타르월드컵 D조 1차전 덴마크-튀니지전의 핵심 키워드는 '크리스티안 에릭센'이다.

덴마크의 주장이자 주전 미드필더인 에릭센(맨유)은 기적같은 복귀 드라마를 써내려간 끝에 자신의 3번째 월드컵을 앞뒀다. 에릭센은 "(깨어난 뒤)월드컵에 출전하는 건 나의 꿈이었다"고 말했다.

에릭센은 2021년 6월에 열린 유로2020 조별리그 첫 경기 핀란드전 전반 40분쯤, 상대 선수와의 충돌없이 혼자 잔디 위로 쓰러졌다. 갑작스레 찾아온 심정지 증세였다. 현장에 있던 관중과 TV로 지켜보던 축구팬들 모두 충격에 빠졌다. 덴마크 동료들은 대중이 에릭센의 모습을 보지 못하게 '인간벽'을 둘렀다. 눈물을 흘리는 선수도 있었다. 카스페르 휼만드 덴마크 축구대표팀 감독은 20일 기자회견에서 "에릭센은 (당시)5분 동안 사망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기적적으로 의식을 되찾은 에릭센은 축구 경력이 끝날지 모른다는 주변의 우려에도, 첫 언론 인터뷰에서 현역 복귀 의지를 드러냈다. 궁극적으론 월드컵에 출전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에릭센은 현역 복귀에 대한 강한 의지와 회복 훈련 덕에 브렌트포드에서 성공적으로 복귀할 수 있었고, 지난 3월 덴마크 대표팀 복귀전을 치렀다. 그리고 지난여름 빅클럽 맨유에 입단하며 '최상위 레벨의 팀에서 뛸 수 있다'는 사실까지 입증했다.

에릭센은 유로2020에서의 심장 문제가 가족과 축구에 대한 감사함을 되살려줬다며, 월드컵에 출전하는 꿈을 다시 이루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휼만드 감독은 "에릭센이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그가 여기있다는 것 자체가 선수단에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며 "에릭센은 덴마크 최고의 선수다. 아직 서른 밖에 되지 않았다"며 월드컵에서 경력 최고의 순간을 만끽하길 바랐다.

덴마크 유니폼을 입고 A매치 117경기(39골)에 출전한 에릭센은 대표팀의 붙박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토트넘), 토마스 델라니(세비야)와 함께 스리미들을 구축할 예정이다. 경험과 실력을 겸비한 덴마크의 중원은 대표팀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장기 부상에서 돌아온 시몬 키예르(AC밀란)와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바르셀로나) 등 센터백 듀오와 '전설적인 수문장' 피터 슈마이켈의 아들 카스퍼 슈마이켈(니스)이 지키는 수비도 든든하다.

덴마크는 유럽 예선 10경기에서 9승 1패, 30골 3실점이라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에릭센 부상 이후 똘똘 뭉쳐 유로2020 준결승을 이룬 기세를 카타르에서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AFP연합뉴스

첫 상대는 북중미 강호 튀니지다. 튀니지는 배수의 진을 쳤다. 자렐 카드리 튀니지 감독은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할 경우 관두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튀니지 축구 역사상 첫 월드컵 16강을 이루겠다는 당찬 의지다. 카드리 감독은 지난 1월 부임했다.

튀니지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 나선 주요 선수들이 그대로 팀에 남아있다. 여기에 2019년부터 시작된 귀화 정책에 따라 하니발 메브리(버밍엄), 아이사 라이도우니(페렌츠바로시), 아니스 벤 슬리마네(브뢴비) 등이 새롭게 대표팀에 합류했다.

튀니지는 지난 9월 브라질과의 친선전에서 1대5로 대패하기 전까지 A매치 3연승 및 7연속 무패를 질주했다. 지난 16일 이란과의 평가전에선 2대0 승리했다.

카드리 감독은 덴마크와 비슷한 4-3-3 전술을 주로 활용하지만, 강팀을 상대론 미드필더 숫자를 늘리는 4-5-1을 사용하곤 했다. 에릭센 중심의 덴마크를 상대로 미드필더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전략을 들고 나올 것 같다.

한 가지 우려는 핵심 공격수이자 주장인 유세프 음사크니(알아라비)의 몸상태다. 심각한 부상으로 러시아월드컵에 나서지 못했던 음사크니는 소속팀 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상태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튀니지 팬들은 이번 대표팀의 A매치 최다 출전자(88경기)인 음사카니가 제 타이밍에 복귀하길 바랄 것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