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ON]"이란을 봐" 김승규, 세 번째 월드컵 만에 도전 '넘버 1'

최종수정 2022-11-22 11:30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카타르 도하 알에그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미니게임으로 몸을 풀고 있는 김승규, 조현우 골키퍼. 도하(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했다. 동료들과 함께 몸을 풀고 있는 김승규, 조현우. 도하(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

[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축구는 골로 말한다. 4년 전 세계 최강 독일을 무너뜨린 데는 조현우(31·울산)의 선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조현우의 신들린 활약에 뒷문은 난공불락이었고, 결국 2대0으로 승리하며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벤투호가 H조 조별리그에서 상대할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는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다.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루기 위해서는 골을 넣는 것만큼 막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늪축구'를 자랑하는 이란이 21일(한국시각)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잉글랜드에 2대6으로 대패한 데는 주전 골키퍼의 부상 공백이 빌미가 됐다. 한 번 무너진 골문은 그야말로 모래성이었다.

벤투호에는 조현우 김승규(32·알샤밥) 송범근(25·전북)이 공존하고 있다. 예외적인 경우도 있지만 특수 포지션인 골키퍼는 월드컵에선 '한 번 주전이면, 영원한 주전'이다. 웬만해선 그 틀은 흔들리지 않는다. 세 선수도 이 '법칙'을 잘 알고 있다.

카타르에선 그 키를 김승규가 쥐고 있다. 돌고 돌아 여기까지 왔다. 김승규는 이번이 세 번째 월드컵이다. 손흥민(30·토트넘) 김영권(32·울산)과 최다 출전을 자랑한다.

그러나 월드컵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2014년 브라질에선 주전 골키퍼가 정성룡(37·가와사키)이었다. 정성룡이 조별리그 2차전에서 알제리에 2대4로 패하자 최종전에서 김승규가 긴급 투입돼 처음으로 월드컵 출전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것이 처음이지 마지막이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선 김승규가 첫 손에 꼽히는 듯 했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조현우가 깜짝 발탁됐고, 3경기 연속 선발 자리를 꿰찼다. 또 독일전을 통해 '넘버 1'에 등극했다.

그러나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판도는 또 바뀌었다. 김승규가 다시 그 자리를 꿰찼고, 여전히 '넘버 1'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내가 나가든 현우가 나가든 다른 골키퍼가 나가든 잘할 수 있도록 다 같이 준비를 잘해야 한다." 최종엔트리 발표전 김승규의 말처럼 3명의 수문장은 카타르에서 사이좋게 그 날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보수적으로 팀을 운영하는 벤투 감독의 성향상 '넘버 1' 골키퍼의 위치가 바뀔 가능성은 낮다. 김승규는 4년을 절치부심했다. 이제 마지막 부름만 기다리고 있다.
도하(카타르)=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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