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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한국 축구, 과연 어떤 노선으로 가야할까.
이제 월드컵은 끝났다. 그리고 지난 4년여간 팀을 지휘한 파울루 벤투 감독은 떠난다. 벤투 감독은 한국과의 재계약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알렸다. 한국 축구는 카타르 월드컵 성공에 도취되지 말고, 빠르게 미래를 구상해야 한다.
어려운 문제다. 벤투 감독은 집요할 정도로 '빌드업' '점유율'을 강조했다. 이론은 좋다. 어떤 팀을 만나더라도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풀어가겠다는 의도다. 그리고 실제 조별리그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은 역대 월드컵 중 가장 뛰어나고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전 월드컵에서는 지나치게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고 고작해야 '뻥 축구'에 운좋게 잡힌 찬스에서 겨우 득점하는 패턴이 반복됐다면, 이번 월드컵에서는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선수들이 침착했다.
그런 가운데 다른 노선의 좋은 예가 있으니 머리가 아프다. 바로 '숙적의 라이벌' 일본이다. 일본의 이번 대회 노선은 아주 명확했다. 강력한 수비를 중심으로 역습 상황에서 '카운트 어택'을 노리는 '실리 축구'였다. 이게 제대로 통했다. 세계적 강호 독일과 스페인을 연파했다. 16강에서 크로아티아에 승부차기 접전 끝에 패했지만, 경기 내용은 크게 밀리지 않았다.
유럽, 남미 팀들과 같이 선수 개인 기량 측면에서 따라잡을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한다면, 이런 일본식 축구가 월드컵에서 강호를 잡는 데는 훨씬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