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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이길 것 같았다. 이길 줄 알았다. 결과는 역전패. 또 졌다. 20년째다.
산마리노는 2024년 2월 기준 FIFA 랭킹 최하위(210위)다. UN이 추산하는 산마리노의 인구는 3만2960명. 울릉도보다 면적이 작다. 축구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다. 대표팀 선수 중 대부분은 본업이 있는 '투잡 선수'다. 소속 리그도 이탈리아 하부리그 혹은 산마리노 리그에 속해있다. 전문 축구인으로 구성된 여타 다른 대표팀과는 차이가 있다.
2004년 역사적인 첫 승리 현장을 누볐던 시모네 바키오니(47)는 이번 세인트키츠네비스전을 앞두고 한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선수이자 노동자다.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다. 하루 종일 일하고 경기장에 가서 축구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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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산마리노는 대표팀 역사상 최초로 지난 3경기 연속 득점했다. 북유럽 강호 덴마크, 핀란드와 유로2024 예선에서 1-2로 아슬아슬하게 패했다. 0-9(2019년 10월 벨기에전), 0-7(2021년 3월 이탈리아전), 1-7(2021년 9월 폴란드전)로 참패하던 시절과는 다르다.
산마리노 대표팀 미드필 로렌조 카피키오니(22·사마우레세)는 경기 전 "우리가 이겼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이 안 된다. 이번에는 확실히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지난 10월 홈에서 덴마크를 상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1-2로 뒤진 상황에서 동점골을 위해 마지막 20분 동안 상대를 몰아붙였다"고 말했다.
산마리노는 "오늘이 그 날이다"라고 외쳤다. 전반 21분 필리포 베라르디가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나갈 때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31분 티콴 테렐에게 동점골, 45분 안드레 버리에게 역전골을 허용했다. 후반 4분 해리 파나이로토우에게 쐐기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하지만 산마리노엔 한 번의 기회가 더 남아있다. 25일 같은 경기장에서 같은 팀을 상대로 두번째 친선전을 펼칠 예정이다. 산마리노는 과연 20년의 한을 풀 수 있을까?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